[김반장의 정치네컷] 수조물이라도 `먹겠다는` 與 vs 똥먹어서라도 `막겠다는` 野
◇A컷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먹겠다는 與 vs 막겠다는 野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안전기준 부합'이라는 날개를 달아줬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같은 내용의 IAEA 최종보고서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전달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IAEA 측 결론이다.
그럼에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논란은 진정보다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IAEA의 최종 보고서를 두고도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가 논란을 종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IAEA 보고서가 오염수 해양 방류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논란을 대하는 여야의 대처 방법도 극명하게 갈린다. 여당은 야당이 근거없이 '괴담' 수준으로 오염수 불안감을 키워 우리나라 수산업계와 요식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당이 택한 대응 방안은 '횟집 투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울산에서 울산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울산 지역의 한 시장에서 회를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30일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단체로 회를 먹었다. 특히 김영선 의원은 횟집의 수조에 담긴 물을 수차례 손으로 떠서 마셨고, 같은 당 류성걸 의원에게 권하기도 했다. 상인이 "정수된 물로 일본 오염수와는 상관없다"고 설명했지만, 김 의원은 수조물을 가리켜 "이게 2011년에 방류돼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하는 것보다 훨씬 (오염 농도가) 진하다"고 주장했다.
수산물 소비위축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어민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동시에 불안감을 낮추겠다는 의도임에도 김 의원의 '수조물 먹방'은 긍정적 평가보다 부정적 반응이 더 컸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발상 자체가 너무 기괴하다. 수조 속 생선들도 황당했을 것 같다"며 "아직 핵 오염수는 방류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 바닷물, 그것도 노량진 수조의 물을 맨손으로 떠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 정부보다 더 적극적이고 더 조급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녕 쇼라도 하고 싶다면 후쿠시마 한달살이를 제안한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야당의 비판에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느냐. 보니까 광어보다 더 뛰더라"면서 "'뇌송송 구멍탁', 그 물 한번 먹어보겠다, 튀겨지는지 '뇌송송' 되는지 보라고 먹어본 것"이라고 맞섰다.
야당은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에 이어 우원식 민주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26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5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단식 중 오염수 방류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우 의원과 대사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이 대표가 서로 만나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 단식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임종성 민주당 의원의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는 발언이다.
임 의원은 지난 1일에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에서 열린 대규모 장외 집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달 동안 충청·호남·제주 등 전국을 돌며 장외 집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임 의원의 발언에 대해 "15년 전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마시겠다던 광우병 사이비 종교 신봉자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김미경·김세희·임재섭·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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