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구 따라하는 방식으로 안돼” 서울에 모인 한인 석학들의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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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 세계에서 흔히 쓰이는 '입자가속기' 덕분에 수많은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됐고, 그 덕분에 인류는 표준모형이라 불리는 자연법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기초과학을 바탕에 둔 다양한 물리학 이론과 실험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던 일이죠."
김영기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 기초과학 세션에서 "과학과 기술을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끌어올린 건 기초과학 투자와 역량 덕분"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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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분야 성과, 산업적 부가가치 창출”
“R&D 투자 많은 韓… 다만 방법 바꿔야 효과적”
“지금은 전 세계에서 흔히 쓰이는 ‘입자가속기’ 덕분에 수많은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됐고, 그 덕분에 인류는 표준모형이라 불리는 자연법칙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기초과학을 바탕에 둔 다양한 물리학 이론과 실험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던 일이죠.”
김영기 시카고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 기초과학 세션에서 “과학과 기술을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끌어올린 건 기초과학 투자와 역량 덕분”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석좌교수는 120년 역사의 미국 물리학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날 기초과학 세션에는 김 석좌교수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쟁쟁한 한인 과학자가 모였다. 이들은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세션 내내 수학과 물리학, 화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한국의 과학기술 투자가 응용 학문 위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경계와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 석좌교수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군 성과가 산업으로 뻗어나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입자가속기의 경우 기술과 설계는 실험실에서 만들지만 직접 기기를 만드는 건 산업체들”이라며 “미국에서는 입자물리실험분야에 대한 산업적 투자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필립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는 “1920년대부터 하나의 체계를 갖추게 된 양자역학이 지금은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IBM과 같은 거대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는 유망 분야가 됐다”며 “(앞으로도) 양자역학에 대한 기초과학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더욱 강력한 기술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물질인 ‘그래핀’을 발견한 학자로 노벨상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 과기계가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R&D)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홍근 하버드대 물리학과 석좌교수는 “한국은 한 해 GDP(국내총생산)의 5% 정도를 R&D에 쏟아부을 정도로 돈을 많이 쓰고 있다”며 “다만 돈이 투입되는 분야를 보면 이미 선진국에서 예전부터 하던 연구를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석좌교수는 “남들이 하는 연구를 뒤늦게 쫓아갈 게 아니라 남들이 우리를 따라하게 만드는 ‘트렌드세터’가 돼야 한다”며 “기존의 톱-다운 방식 투자나 목표 하나를 정해놓고 이뤄지는 연구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문화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최덕용 호주국립대 물리학·공학연구소 교수는 “한국 과학계는 논문을 낼 때 교신저자, 제1저자가 누구인지를 과하게 따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경직된 문화 탓에 한국 연구실이 해외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할 경우 연구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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