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함↑" '좋댓구' 오태경, 유튜버 됐다...'올드보이' 박찬욱 깨알 출연(종합)[Oh!쎈 현장]
[OSEN=김보라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2003)에서 오대수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던 배우 오태경이 새 영화 ‘좋댓구’를 통해 유튜버로 변신했다. 전작의 캐릭터를 차용해 대중의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최근 새로운 장르로 떠오른 스크린 라이프 형식을 도입해 리얼리티를 살린 유튜브 영화를 완성한 것이다.
배우 오태경은 5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좋.댓.구’(좋아요.댓글.구독·이하 ‘좋댓구’)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유튜버 역을 해보니 정말 쉽지 않더라. 유튜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거 같다”라며 “젊은 관객층이 저를 유튜버로 보시고 영화 속처럼 채널을 운영하길 원하신다면 그때 가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좋댓구’(감독 박상민, 제작 영화사 업, 제공 키다리스튜디오,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키다리스튜디오)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오대수(최민식 분) 아역으로 한때 이름 좀 날렸던 배우 오태경(오태경 분)이 유튜브의 노예로 화려하게 ‘떡상길’을 걷던 중 한순간에 주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속에 유튜브 중간광고를 구현해 실제 유튜브 방송을 보는 것 같은 리얼리티와 재미를 더했다.
이날 박상민 감독은 “스크린 라이프 형식 영화의 장점은 리얼함이다.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서 공포영화에 쓰여왔지만 이젠 점점 늘어나서 하나의 장르로 정착한 거 같다”며 “저는 한 배우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큐멘터리 장르보다 스크린 라이프 형식이 소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한층 더 리얼할 거 같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감독은 “제가 SNS와 라이브 방송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그러던 중 ‘한 때 잘 나갔던 배우가 유튜버로 살아가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게 됐다. 그런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풀기보다 스크린 라이프 형식의 영화로 해보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유튜브 세상을 재구성해서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자신의 실명을 쓴 데다 처음 해본 유튜버 역할에 부담과 재미가 공존했다는 오태경은 이날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부담감이 커졌다”며 “그동안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앙상블을 만들어갔는데 혼자 하다 보니 부담이 커졌고 외로웠다. 저도 상대배우에게 기대고 싶었다. 그래서 극 중 누군가를 만나면 제가 굉장히 신났다”고 혼자 하는 연기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박 감독은 오태경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한 배우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아역배우 출신이 현재 무엇을 하고 사는지 풀어보기로 했다. 다양한 배우들이 궁금해서 찾아보던 중 가장 먼저 오태경 배우가 떠올랐다”며 “근황을 찾아보다가 그의 히스토리를 알게 됐다. 사고를 친 것도 아닌데 왜 점점 (작품에서) 안 나올까 싶었던 거다. 제가 이 영화의 오프닝에 오태경에 대한 설명을 넣은 게 그런 이유였다. 이 배우가 아니면 다른 배우 후보군이 없을 거 같아서 제일 먼저 찾아갔다”고 밝혔다.
오태경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배우 최민식이 맡았던 오대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었다. “박찬욱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에게 미안하다. ‘올드보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이고 인물인데, 제가 너무 코믹하게 오대수에게 접근한 게 아닐까 싶었다”며 “그래도 작품이고 연기로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오태경은 “유튜버 역할을 해보니까 쉽지 않았다. 너무 들뜨는 것도 과장된 거 같고, 평소의 저대로 말하는 것도 아닌 거 같아서 수위를 조절하는 게 힘들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유튜버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다.
유튜버를 익숙하게 그리기 위해 일상에서도 연습했다는 오태경은 “감독님이 영화 촬영 전에 셀카봉을 선물로 주셨다. 그래서 편의점에 갈 때 혼자 말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박 감독은 실제 유튜브 채널처럼 리얼리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튜브 영화니까 당연히 많은 분들이 나오길 바랐다. 특히 배우들을 섭외해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싶었다. 프리부터 촬영할 때까지 캐스팅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거절도 많이 당했다.(웃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좋댓구’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재소환했기 때문에 박 감독의 출연도 눈길을 끈다.
박찬욱 감독의 출연에 대해 박상민 감독은 “감독님이 첫 인터뷰에서는 한 문장만 말씀하시지 않았었다. 길게 말씀해주셨는데 편집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렸는데 간단 명료하게 한 문장만 말씀해 주셔서 그걸로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유튜브 형식을 빌린 만큼 촬영 분량보다 후반작업량이 방대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다 보니 후반작업이 길었다. 편집을 마치고 CG 작업을 했는데 순서가 왔다갔다했다. CG 대표님부터 편집기사, 믹싱기사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제가 장난 삼아서 ‘CG는 아바타와 동일하다’고 말한다. 두 컷 빼고 다 CG가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CG에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들어갔다. 특히 참고할 교두보가 없다 보니 더 힘들었다.”
영화 속 댓글에 대해서도 박 감독은 깨알 같이 전했다. “저는 시나리오 쓰기보다 댓글 쓰는 게 더 힘들었다. 실제 유튜브를 보면 그 안에서 사람들이 싸우기도 한다. 그래서 댓글을 거의 드라마처럼 썼다.(웃음) N차 관람을 하신다면 두 번째 보셨을 땐 채팅창만 보셔도 충분히 재미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영화 ‘좋댓구’는 7월 12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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