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석 달 밀린 임차인 ‘권리금 회수 기회’ 박탈…헌재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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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치 임대료가 밀렸다면 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 상가임대차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상가임대차법은 상가를 빌려준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될 때 임차인(부동산을 빌린 사람)이 새로운 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물주는 ㄱ씨가 3개월치 임대료가 밀렸다며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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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치 임대료가 밀렸다면 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 상가임대차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의4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상가임대차법은 상가를 빌려준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될 때 임차인(부동산을 빌린 사람)이 새로운 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회수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차인이 3기(3개월)의 차임액(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2017년 5월 경북 경주의 상가 건물을 빌려 음식점을 운영한 ㄱ씨는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 건물주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했다. 하지만 건물주는 ㄱ씨가 소개하는 임차인과 계약을 맺지 않았다. ㄱ씨는 건물주가 자신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건물주는 ㄱ씨가 3개월치 임대료가 밀렸다며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ㄱ씨는 2019년 2월부터 임대료 일부를 연체하기 시작해 2020년 3월까지 총 964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월 임대료는 260만원 수준이었다. ㄱ씨는 상가임대차법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임차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 조항은 임대료 지급을 3기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신뢰 관계가 깨어졌다고 보고 권리금 회수 기회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임대인과 임차인 양자 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기에 이르는 차임액을 연체한 경우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이 주선하는 신규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 임대인 입장에서 이는 차임지급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신뢰를 잃은 임차인과 사실상 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급격히 경제 상황이 변동하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상가임대차법의 차임감액청구권을 활용해 임대료 연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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