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동에도 ‘신통기획’ 아파트···오세훈 “속도 내겠다”
서울시 ‘1호 도시재생’ 사업지였던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내용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5일 창신동을 둘러본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대한 서두르겠다”며 창신동·숭인동 재개발 속도에 의지를 보였다.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안이 확정된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는 급격한 경사지, 좁은 골목, 다닥다닥 붙은 집들로 이뤄진 동네다. 기획안대로 재개발이 진행되면 이곳 10만4853㎡ 지역에는 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창신동·숭인동 재개발 추진의 역사는 길다. 2007년 오세훈 시장 시절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박원순 시장 들어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됐고 2014년부터 도시재생이 진행됐다. 그러나 도시재생이 지역의 거주 여건을 효과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채 낙후지로 머물게 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결국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을 도와 재정비 속도를 높인다는 취지의 신통기획으로 창신동·숭인동 재개발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21년 12월 신통기획 1차 공모지에 선정돼 1년 6개월여 만에 기획안이 확정됐다.
창신동·숭인동 재개발의 주요 난제로는 소유주 동의와 급경사 지형이 꼽힌다. 서울시는 이번 재개발 추진에서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건물 소유주 동의를 연말까지 60%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오는 12월 안에 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최대 20%에 가까운 재개발 구역 내 경사도는 14% 아래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기획안은 최대 70m에 이르는 창신동 구역 내 높이차를 해소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와 입체보행로를 설치해 지역 주민들의 ‘수평 보행’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18개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릉지의 특성상 개발이 까다롭고 건축비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창신역 주변으로는 용도지역을 상향해 개발 밀도를 높이고 채석장·청소차고지·인근 공원 등 공공부지를 최대한 활용해 사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낙산과 서울성곽길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통경축을 확보하고, 지대가 높을수록 저층을 배치해서 ‘구릉지 순응형’ 개발을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창신동·숭인동 재개발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토지 등 소유자의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 구청장이 정비구역 지정을 고시할 수 있는데 서울시는 구역 지정 추진과 주민 설득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도 이날 지역 주민들을 만나 “연말까지 모든 기획이 완료되고 내년부터는 가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총의를 모아서 어떻게 진행되면 좋겠다는 안을 빨리 내주시면 서울시는 또 다시 속도를 내서 (정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창신동·숭인동을 포함해 서울에서 총 82건의 신통기획이 추진 중이고, 44건의 기획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75곳, 내년 상반기에 82곳 기획을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정비계획 구역 지정까지 통상 5년 정도 걸리는 것을 2년으로 절반 정도로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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