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부스 '표준단가' 갈등…중소기업중앙회 탈퇴 논의로 번졌다
전시 산업의 원청사들이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회원 자격을 얻게 되면서 기존 회원이었던 도급사들이 회원 탈퇴를 하겠다는 일이 벌어졌다. 양측은 모두 규모로 중소기업들이지만 원청-도급 관계에 있다 보니 '단가'를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은 7월 중순쯤 임시 이사회를 열고 중기중앙회를 탈퇴하는 안건을 의결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 단체는 전시회 부스를 기획하고 설치하는 중소기업들 95개 사가 모여있다. 중기중앙회에는 2009년 회원이 됐다.
중기중앙회를 탈퇴할 계획은 없었는데 지난달 20일 중기중앙회가 한국전시주최자협회와 한국MICE협회를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이사진 40여명이 모였고, 반대표가 없었다고 전해졌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이사회 결정을 두고 "우리 협동조합에 중기중앙회를 나가라는 소리와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시주최자협회, 한국MICE협회는 전시회를 총괄하며 부스 설치 등은 하도급을 맡기는 중소기업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건설업의 시행사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관계를 따지면 두 협회 회원사들은 원청사, 협동조합 회원사들은 도급사들이다.
규모로는 모두 중소기업이지만, 관계 때문에 양측은 오랜 기간 '단가' 갈등을 빚었다. 하도급 기업들은 원청사들이 그동안 과당 경쟁을 부추겨 단가를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주장한다. 한 전시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불과 올초에도 업계에서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원청사가 'A 업체가 전시 부스 하나를 20만원에 입찰했으니 18만원에 들어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시업 하도급 업체는 원청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업체 간 과당경쟁에 단가는 10만원 중반대에 형성됐는데 워낙 단가가 낮으니 하도급업체 사이에서는 '표준단가'를 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2017년쯤 전국전시디자인설치협회는 연구 결과 기본 부스 표준단가를 약 25만원에 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원청사들은 연구 결과를 '공신하기 어렵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지난해 한국전시산업진흥원의 의뢰로 조달연구원이 두번째 표준단가 연구를 했다. 연구원은 표준단가로 34만원을 제시했다. 두 협회는 내부 논의 결과 '부분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도급업체들은 제도가 "의미 없다"고 한다. 가점은 최소 0.5점, 최대 2점 부여하는데 당락을 결정하지 못한다.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당락은 5~6점 차이로 결정돼 가점을 10점 이상 줘야 제도에 실효성이 있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시업체 관계자는 현재 단가 수준을 "직원들 줄 인건비가 없으니 현금이라도 받으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한다"며 "회사 사무실 임대료와 고정적으로 쓰는 디자인 소프트웨어값은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두 협회와 협동조합은 상생 협약을 맺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원청사들이 과당경쟁을 부추기니 협약을 이행하라고 협회들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전시주최자협회 관계자는 "상생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표준단가를 수용하고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전국디자인설치협회, 한국전시산업진흥원과 간담회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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