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원은 시원한 소변" 척수 손상 환자의 꿈 이뤄준 의사선생님

이은지 2023. 7. 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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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7월 5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김아람 건국대학교 비뇨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아주 독특하고, 기특한 기기 하나를 소개해드릴 건데요. 내 방광 안에 소변이 얼마나 차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어떨 것 같나요? 실제 배뇨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패치라는데요. 국내 연구팀이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이 됐다고 합니다. 방광 내 소변량 알려주는 패치를 직접 개발한,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아람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아람 건국대학교 비뇨의학과 교수 (이하 김아람) : 안녕하세요

◇ 이현웅 : 슬라생 오랜만에 나오셨죠?

◆ 김아람 : 네

◇ 이현웅 : 이번에 모시게 된 이유가, 특허를 개발하셨다고 들었어요.

"방광 내 소변량을 측정해 알려주는 패치"라고 하는데요. 어떤 패치인지 직접 소개해주시면?

◆ 김아람 : 정확히 말씀드리면, 웨어러블 방광 내 소변량 측정 패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경인성방광 환자들은 소변이 차도 요의를 느끼지 못하고, 소변을 다 배출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서 이 분들의 삶을 좀 혁신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 구체적으로 어떤 원리로 내 소변량을 확인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 김아람 :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전문적으로 이걸 개발해주실 분을 찾아 다녔죠. 제가 이런 기술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만난 분이 단국대의대 의공학과 김세환 교수님을 만나서 공동으로 개발하고 특허를 같이 내게 되었습니다. 보통 600~1000nm을 근적외선 대역이라고 하는데요, 이 파장대역이 이미 태양광에도 포함된 파장대역으로 인체에 무해한 파장대역이거든요. 이 대역내에 물을 만나면 흡수되는 파장이 있어요 바로 970nm 파장인데요. 소변의 98%가 물이기 때문에 방광에 소변이 차면 찰수록 이 파장이 흡수되는 정도가 커지고 이를 기반으로 방광의 소변량을 딥러닝 모델로 추출해 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현웅 : 배뇨장애를 느끼는 분들이, 그럼 이 패치를 착용하고 소변이 어느 정도 차면.. "이제 소변보러 가세요" 하고 알려주는 건가요?

◆ 김아람 : 신경인성방광 환자분들은 이 카테터를 이용해 본인이나 가족이 시간에 맞춰서 소변을빼줘야 합니다. '시간에 맞춰'라는 용어가 중요한데요. 현재까지의 가이드라인은 이 시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에 맞춰서 이걸 하려고 하니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거죠. 생각해 보세요. 4시간 마다 뭘하든 상관 없이 소변을 보라. 그런데 그게 하반신을 쓸 수 없는 분들이라면? 그게 집이 아닌 환경이라면? 그래서 많은 척수손상 환자분들이 외출을 꺼리고 경제 활동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간을 기반으로 한 가이드라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환자분들의 삶을 개선시키고 도와드리고 싶었던 것이죠. '시간에 맞춰'가 아닌 '소변이 차면'으로 말이죠. 이 기기가 있으면 이 분들도 사고 전처럼 소변이 차면 소변을 비울 수 있고, 소변 문제 때문에 불안해 하지 않고 외부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 이현웅 : 신경인성 방광 환자를 위해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 신경인성 방광이라는 질병은 어떤 질병인가요?

◆ 김아람 : 방광은 크게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배출은 방광이 수축하는 것만으로 되지 않고 요도 괄약근이 열리고 닫히는 움직임이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구요. 저장도 어느 정도 볼륨이 차면 소변을 보라는 신호를 머리로 보내야하죠. 이 모든 것이 정밀한 신경의 조절의 지배를 받는데요. 머리에서 척추를 거쳐 방광에 이르는 양방향의 신호 전달 과정의 아주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방광 기능에 문제가 나타나죠. 척수손상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알츠하이머, 파킨슨, 중풍, 뇌종양, 척수종양. 디스크, 척수협착증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신경인성방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이현웅 : 직접 신경인성방광클리닉도 운영하며 환자들도 보고 계신다고 하는데.. 환자분들을 보면서 이런 게 필요하겠다, 개발해야겠다 특별히 느끼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 김아람 : 아나운서님께 질문 하나 드려볼께요. 척수손상 환자분들의 소원이 뭘 것 같으세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한 척수손상 환자분이 자신의 삶에 대해 한 타 학회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강의 하시면서 물으시는 거에요? 여러분, 제 소원이 뭔지 아세요? 뭘 것 같으세요? 저도 사고 전처럼 일어나 걸으시는 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 대답이 저에게 엄청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분 소원이 소변 문제 해결하는 게 소원이라는 것이었어요. 그 일이 있고 2020년 5월에 국내 최초로 신경인성방광클리닉을 저희 대학병원에 열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 척수손상 환자들이 배뇨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요?

◆ 김아람 : 그러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시면....대변은 하루에 한번 안봐도 안죽습니다. 그런데. 소변은 하루 한번 안보면 바로 응급실 가야합니다. 호흡과도 같은 것이죠. 계속 흐르거나... 안나오거나.. 뭐든 간에... 그 분의 일상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소변 문제인 것이죠. 이 자가도뇨 역시 하루 4-6회를 해야만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죠. 하반신 마비인 분들이 이 걸 하는 건 정말 엄청난 재활과 훈련을 거쳐 하시게 되는 겁니다. 존경스러울 따름이죠.

◇ 이현웅 : 그럼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패치를 통해 소변량을 측정하면.. 어떤 합병증 같은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까?

◆ 김아람 : 척수 손상 이후에 환자들이 사망하게 되는 가장 많은 이유가 뭘 것 같으세요? 여러 장기간 추적 관찰 연구에서 밝혀져 있는데요. 척수손상 문제가 아니고, 결국 소변 문제로 사망하게 됩니다. 잦은 요로감염과 신장 기능 손상인 것이죠. 즉 조기에 신경인성방광 문제를 잘 치료해야 한다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결론인데요. 패치를 사용하게 되면 방광이 과도하게 차게 되는 일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콩팥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는 일이 줄고, 도뇨 횟수가 적당해져 요로 감염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 이현웅 : 실제 환자들에게도 패치를 적용해보셨습니까? 환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김아람 : 한국은 식약처 인증 과정이 아주... 아주 깁니다. 인증 받아야 할 것들이 아주 많구요. 보시다시피 아주 안전해 보이고, 몸에 삽입하는 것도 아니지만요. 인증 과정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기사를 통해 제 환자분들이 많이 들으시고 늘 물어보세요. 언제 써볼 수 있냐구요. 너무 필요한 기기이기 때문이죠. 또 환자들이 외부에 나가 일을 할 수 있게 되니 삶의 질이 좋아지고 경제 활동을 하게 되고요.

◇ 이현웅 :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도 궁금해요. 힘든 점은 없었습니까?

◆ 김아람 : 웨어러블 기기이고, AI 기술을 통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알고리즘 고도화가 계속 되어야 합니다. 쉬운 것은 아니죠. 지금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까 돈이 있어야겠지요?

◇ 이현웅 : 배뇨에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패치를 사용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 김아람 : 방광암으로 방광 절제술을 받은 환자분들, 야간뇨 환아들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 배뇨 장애는 아니지만.. 치매 환자나 어린 아기들의 경우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스로 배뇨를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이런 패치로 배뇨 상황을 보호자에게 알려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 김아람 : 앞에서 설명해드렸듯이 치매 환자분들도 신경인성방광 문제를 가지게 되는데요, 현 의료 기술로는 웨어러블 잔뇨 측정 기기는 없습니다. 요양병원에서 치매 어르신들에게 기저귀를 채워놓고 기저귀에 소변이 젖으면 소변을 잘 봤다고 착각을 하고 있지요? 기저귀에 젖으면 소변을 잘 본 건가요? 방광이 꽉 차서 흘러 넘친 범람성 요실금 (overflow incontinence) 아닌 것을 확인했나요? 확인한 적이 없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확인할 수가 없지요. 현대의학 기술로는요. 하지만, 이런 장치가 세상에 나온다면 치매 환자 분들이 기저귀를 차지 않고 정말 배뇨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 이현웅 : 이번에 직접 특허도 내셨는데요. 사업적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도 있으실까요?

◆ 김아람 : 특허를 냈을 때까지도 창업을 한다는 건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연구 주제였는데, 환자분들이 계속 찾으시는거에요. 그래서 이걸 만들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김세환 교수님과 이걸 만들으려 시작했는데, 창업을 하지 않고는 세상에 나올 수 없다는 걸 알게 되고 창업을 하게 되었고, 내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 이현웅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아람 : 이 기술은 단순히 도뇨 시점을 알려주는 장치일 뿐 아니라, AI 시스템을 통해 각 환자에게 알맞은 도뇨 시점을 학습해주는 기능까지 갖출 예정입니다. 나아가 디지털 배뇨일지 기능과 세상에 없는 디지털 배뇨장애 인지행동치료 치료제로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다른 것보다 먼저 이 기술을 통해 배뇨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의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이현웅 : 지금까지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아람 교수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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