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차 주식쟁이의 꿈…ISTJ 운용사 대표는 대학생 때 이랬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은 게 뭔지...확실한 꿈이 있어야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습니다. 평생을 버틸 수 있는 자기만의 소명이 있어야 평생을 가는 업이 될 수 있죠."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제5회 사모펀드 콘서트'에서 200여명의 대학생을 앞에 두고 열정을 쏟아냈다. 자신의 MBTI 성격 유형을 'ISTJ'라고 밝힌 그는 내향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20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대부분의 서울대생과 달리 회사를 창업했다.
김민국 대표와 의기투합해 투자자문사를 차리려고 고민하던 당시 그에게 당시 넥슨의 고(故) 김정주 회장이 많은 도움을 줬다. 당시 김 회장은 이들에게 "질러놓고 잘하면 된다"는 조언을 건넸다.
최 대표는 "보수적인 성격에 누군가 같이 일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28세밖에 안 된 우리에게 과연 누가 돈을 맡길 것인가 고민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때 망설이다 회사를 창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김정주 회장이 도와준 시드머니 100억원을 굴리기 시작한 VIP투자자문은 이제 3조9000억원의 자금을 굴리는 20년 업력의 VIP자산운용이 됐다.
최 대표는 "주변을 잘 둘러보고 같이 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창업하라"며 "젊을 때 시작할수록 사회는 그들에게 관대하니 기회가 오면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인천 광주 경기 경남 경북 부산 전남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대학생들이 참석해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사모펀드 콘서트는 금융투자협회가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 시장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2017년 이후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최 대표는 대학생들에게 "애널리스트는 선수를 골라내는 스카우터이고, 펀드매니저는 감독"이라며 "애널리스트는 기업을 찍어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거나 저평가된 선수를 골라낼 수 있는 치밀한 관찰력과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펀드매니저는 "자기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독립적으로 사고하면서 결단력과 과단성이 필요한 직업이며 애널리스트와 반드시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세상을 경험하면서 인사이트(영감)를 얻어 투자하고 이를 검증해보는 직업이 바로 투자자"라며 "어린 시절 짐 로저스의 '어드벤처 캐피탈리스트' 책을 읽으며 투자자를 꿈꿨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나이는 100살 내외"라며 "이 일은 늙어서도 할 수 있고, 정년이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의 배치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내가 성장 잠재력을 먼저 알아보고 투자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굉장히 보람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로 성장하기 위해서 대학생분들은 학교에서 학회, 인턴십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며 "자본시장의 표준어는 영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권유했다.
이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꼭 투자은행을 거쳐야 하는 건 아니지만 투자은행은 '기업을 사고파는 복덕방' 같은 곳"이라며 "기업을 통째로 사고파는 작업을 하다 보면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차별화된 시각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함께 마이크를 잡은 박경배 전무는 삼일회계법인, 코람코자산신탁을 거쳐 마스턴투자운용에서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박 전무는 "부동산펀드 매니저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이라며 "디테일 및 스킬, 코디네이션, 네트워크, 책임감, 트랙레코드 등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계법인과 일반 기업체에 몸담았던 손진영 KDB인프라자산운용 본부장은 특별자산펀드 운용전략 전반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특별자산은 대체투자 분야에서 부동산을 제외한 것으로 높은 성장성을 갖고 있다"며 "대체투자는 과거에 정부 주도로 인프라 공급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복지, 사회인프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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