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 아닌데··· 삼성, EU '디지털시장법' 제재 받나

정혜진 기자 2023. 7. 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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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글로벌 빅테크의 역내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대상에 삼성전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DMA상 대형 플랫폼 기업인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면 스마트폰 등을 자사 제품·서비스에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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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게이트키퍼' 자진 신고
위반시 연매출의 10% 과징금
삼성 "제조업체일뿐" 적극 소명
EU 깃발.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유럽연합(EU)이 글로벌 빅테크의 역내 시장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시장법(DMA)’ 규제 대상에 삼성전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DMA상 대형 플랫폼 기업인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면 스마트폰 등을 자사 제품·서비스에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규제 위반 시 기업은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4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DMA상 잠재적 게이트키퍼에 해당하는 삼성·알파벳·아마존·애플·바이트댄스·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7개 사가 주요 플랫폼 서비스에 대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보는 집행위가 규제 시행에 앞서 DMA의 정량적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에 대해 ‘자진 신고’를 유도한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규제 대상 해당 여부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던 삼성과 바이트댄스도 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발효된 DMA는 ‘핵심 플랫폼 서비스’ 제공 업체 가운데 △시가총액 750억 유로(약 106조 원) 또는 유럽경제지역(EEZ) 내 연간 매출 75억 유로 이상 △EU 내 월간 활성 사용자 4500만 명 또는 연간 이용 기업 1만 곳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간주해 특별 규제한다.

핵심 플랫폼 서비스는 온라인 중개, 검색 엔진, 웹브라우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클라우드 컴퓨팅 등 10개 부문을 포함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기에 탑재된 자체 웹브라우저 서비스가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집행위에 통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행위는 각 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내부 평가를 실시해 늦어도 9월 6일까지 게이트키퍼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명단을 공개한 후 해당 기업들이 DMA 의무 요건을 갖출 수 있도록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시기는 내년 3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DMA상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가 일체 금지된다. 플랫폼 내에서 제3자의 앱과 앱스토어 설치를 허용하고 메신저 등 기타 서비스에 대해서도 다른 플랫폼과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자사 제품을 더 높은 순위에 올리는 행위도 금지된다. 규정에 따르면 삼성전자 역시 향후 유럽 지역 내 스마트폰에서 삼성 제품과 서비스가 쉽게 노출되도록 유도하거나 장치 내 탑재되는 기본 앱 등을 지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EU는 게이트키퍼가 규제를 위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전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EU 측에 삼성이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디바이스 제조 업체일 뿐 독점적이거나 폐쇄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45일간의 소명 기간 동안 충분히 이런 사실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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