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안면인식 기술로 시위자 체포…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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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정부를 비판한 시위자를 체포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유럽인권재판소(ECHR) 판결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CHR는 반체제 인사 석방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다가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니콜라이 글루킨(38)이 제기한 소송에서 4일(현지시간) 이같이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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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러시아가 정부를 비판한 시위자를 체포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유럽인권재판소(ECHR) 판결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CHR는 반체제 인사 석방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다가 러시아 당국에 체포된 니콜라이 글루킨(38)이 제기한 소송에서 4일(현지시간) 이같이 판결했다.
글루킨은 2019년 8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반체제 인사 콘스타닌 코토프(38)의 등신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코토프는 승인받지 않은 반정부 집회에 참석한 혐의 등으로 같은 달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악명높은 교도소 IK-2에 수감됐다가 1년 6개월 만인 2020년 12월 출소했다.
글루킨이 시위 당시 가지고 나온 코토프 등신대에는 "평화로운 시위로 최대 5년 형을 선고받았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 당국은 글루킨이 시위를 벌인 지 며칠 뒤 그를 붙잡았으며 당국에 시위를 미리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2만 루블(약 29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글루킨은 당국이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했고, 이는 사생활 존중에 관한 유럽인권조약 제8조 등을 위반한 것이라며 2020년 1월 ECHR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국이 모스크바 지하철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과 각종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 등을 수집한 뒤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쫓았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지하철역을 비롯한 모스크바 전역에 22만 대가 넘는 CCTV가 설치돼 있으며 모두 실시간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ECHR는 밝혔다.
ECHR은 이날 러시아 당국이 유럽인권조약 제8조 등을 위반했다고 판시하면서 글루킨의 손을 들어줬다.
ECHR은 당국이 "그(글루킨)의 사례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건 법치가 지배하는 민주 사회의 이상 및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판결이 실질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ECHR 판결은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7개월 뒤인 지난해 9월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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