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혹시 나한테서 냄새가?…'땀과의 전쟁'에서 이기는 법

박정렬 기자 2023. 7. 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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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무더위와 장마가 오가는 여름철 '땀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땀은 뜨거운 몸을 식히기 위한 '생존 반응'이다. 체온이 오르면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가 자율신경계를 통해 땀을 분비하고,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춘다. 이 과정에 체내 불순물을 배출하는 효과도 덤으로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땀도 너무 많이 흘리거나 악취를 동반한다면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땀샘(한선)은 에크린 한선과 아포크린 한선으로 나뉘는데 각각 분포하는 위치나 특징은 차이가 있다. 여름철 더욱 신경 써야 할 다한증·액취증·땀띠 등 3대 '땀 질환'에 대한 원인과 대처법을 순천향대부천병원 피부과 이설희 교수의 도움으로 자세히 짚어본다.
다한증
다한증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땀이 분비되는 질환이다.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 다한증과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선행 질환이 있는 속발성(이차성) 다한증과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원발성(일차성) 다한증으로 나누기도 한다. 속발성 다한증은 보통 전신에 걸쳐 많은 땀이 분비되며 신경계 질환이나 내분비계 이상(갑상샘 기능항진, 당뇨, 뇌하수체 항진, 폐경 등), 암(악성종양), 약물 등에 의해 발생한다. 반면 원발성 다한증은 △가족력이 존재하고 △손,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처럼 특정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긴장하거나 감정 변화 시 활성화하는 교감신경의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발성 다한증은 스트레스 등 정서적 긴장감을 다스리는 게 우선이다. 명상, 심호흡 등 일상생활에서 긴장도를 낮추는 연습을 하면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속발성 다한증은 각각의 선행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만약,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불편함을 느낀다면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주로 쓰는 치료제는 염화알루미늄 성분으로 구성된 국소도포제다. 피부에 막을 형성해 땀구멍을 막아 땀 분비를 억제하는 데 비교적 안전하고 바르는 형태라 사용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전신 다한증에는 항콜린성 약물이 쓰이나 몸을 마르게 해 구강건조증, 시력장애, 소변 정체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전해질 용액에 신체 일부분을 담근 상태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이온영동 요법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손·발바닥 다한증에 효과적이지만 치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하는 단점이 있다.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는 보툴리눔 독소(보톡스) 주사 요법은 국소 다한증에 가장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1회 치료 시 4~7개월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다만, 한 번에 40~50군데 주사를 놓아야 해 통증에 민감한 사람은 힘들 수 있다. 만약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시경을 이용해 가슴(흉부)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액취증
땀악취증(액취증)에는 에크린 한선이 아닌 주로 겨드랑이·생식기에 분포된 아포크린 한선이 관여한다. 아포크린 한선에서 처음 분비되는 땀은 냄새가 없고, 무균 상태지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들의 작용으로 땀이 암모니아와 지방산으로 분해되면서 악취를 유발한다.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젊은 성인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땀악취증(액취증)을 해결하려면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잘 씻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 땀이 피부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균 번식과 털 사이에 땀이 고이는 것을 막는 제모도 악취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한증처럼 보툴리눔 톡신 주사 요법을 통해 땀 분비를 억제해 불쾌한 냄새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심한 경우 피부 절제, 피하 조직 제거 등 수술이나 극초단파를 이용해 한선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 초음파 흡입술을 적용할 수 있다.
땀띠
땀띠는 땀의 배출통로인 땀구멍(한공)의 일부가 막혀 발생한다. 땀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피부에 작은 발진과 물집이 생긴다. 특히 신생아는 피부 면적 당 땀이 발생하는 양이 성인보다 많아 땀띠가 잘 생긴다. 한선이 막히는 위치에 따라 땀띠의 종류도 구분되는데 첫째로 겨드랑이, 얼굴 부위(두경부), 몸통에 물방울 모양의 투명하고 얕은 물집이 나타나는 수정땀띠. 둘째로 붉은 발진이나 물집,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적색땀띠.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재발하는 적색땀띠로 인한 심부 땀띠 등이 있다. 고온다습한 환경과 자외선, 반창고 사용에 따른 피부 자극, 과도한 비누 사용, 세균감염 등의 외적인 요인과 과도한 땀 생성과 같은 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땀띠를 만든다.

심하지 않은 땀띠는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좋아진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이용해 땀을 잘 말리고 너무 많이 흘렸을 때는 바로 샤워해 씻어내는 것이 예방책이다. 증상이 반복적이고 지속해서 나타나거나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거나 약한 강도의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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