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달’ 캐리어 끌면 벌금 40만원… ‘꿈의 관광지’ 이 도시의 경고

크로아티아 인기 관광지 두브로브니크. /로이터 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인기 관광지 두브로브니크 당국이 ‘바퀴 달린 여행 가방(캐리어) 끌기 금지’라는 독특한 규제를 내놨다. 지역민들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를 어기는 관광객에게는 약 4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4일(현지시각) 여러 외신에 따르면 올여름부터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거리에서는 바퀴 달린 캐리어를 끌고 다닐 수 없다. 캐리어를 바닥에 닿지 않게 들고 이동하거나 아예 바퀴가 없는 짐가방을 사용해야 한다. 해당 규제는 오는 11월 더 엄격해지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은 캐리어를 시 외곽 정해진 구역에 맡기는 게 원칙이 된다. 일정 비용 지불 시 숙소 등 요구한 주소로 옮길 수는 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롯데관광개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기 관광지다. 과거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잘 알려져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꿈의 관광지’로 꼽히기도 했다. 방송 이듬해인 2015년 겨울에는 두브로브니크를 찾은 방문객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는 집계가 나오기도 했다. 고풍스러운 시가지와 이를 감싸는 성벽의 경관, 그리고 자갈로 포장된 길거리가 유명하다.

덕분에 두브로브니크에는 매년 150만 여명의 사람들이 찾는다. 도시 인구는 4만1000여명에 불과하지만 대규모 관광객 탓에 최근 유럽에서 가장 과밀한 지역으로 선정됐다. 그만큼 그동안 주민들의 불편도 적지 않았는데, 특히 캐리어가 돌바닥을 지나며 내는 소리에 오랜 기간 고통을 호소해 왔다. 그 피해 해결을 위해 마련된 것이 이번 규제다.

당국은 캐리어 금지 외에도 소음 저감을 위한 추가 조치를 차례로 단행할 예정이다. 그중 하나는 지역 상권을 대상으로 한다. 소음 수준이 55데시벨(㏈)을 초과하는 테라스 카페와 술집에 벌금을 부과하고 7일간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이다. 또 두브로브니크를 목적지로 하는 유람선·항공편 등에서는 ‘도시를 존중해달라’고 촉구하는 영상이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