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가세에 기존 시중은행은 ‘관망’···“경쟁력 갖출지 의문”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DGB대구은행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기존 5대 시중은행은 일단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 인가를 받으면 영업권역이 전국으로 확대되긴 하지만, 5대 은행을 위협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시중은행의 시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내용대로 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 인가를 획득하면 시중은행은 기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포함해 총 6곳이 된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언제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뿌리내릴 것”이라면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각 은행이 여·수신 금리 경쟁력이나 사업영역의 다각화, 건전성 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도 ‘큰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하겠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때는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영업 행태를 혁신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단순히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게 5대 은행의 과점체제를 깨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플레이어를 추가했다고 하지만, 은행이 총 19개사인 것은 변함없다”라며 “디지털 시대인데, 영업점을 전국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한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체급’ 차이를 극복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8595억~974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대구은행 순이익은 1278억원이었다.
인터넷은행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프라인 영업점의 유무나 영업권역의 범위 등이 이제는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대구은행의 타이틀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바뀔 뿐, 실질적인 현상은 당장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C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신협, 새마을금고가 지역 기반임에도 지난해 4분기 예금을 많이 흡수했던 건 금리를 많이 줘서 그랬던 것”이라며 ”은행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상품의 질과 서비스, 금리”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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