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풋볼 女선수에 '만성 외상성 뇌병증' 첫 사후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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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20대 여성 스포츠 선수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뇌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AP·AF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스포츠뇌은행(ASBB) 연구진은 이날 국제 학술지 '신경병리학'에 실린 연구 결과를 통해 호주식 풋볼 리그(AFL) 여자부에서 뛰었던 헤더 앤더슨이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을 겪었다는 사후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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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호주의 20대 여성 스포츠 선수가 숨진 뒤 수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뇌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AP·AF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스포츠뇌은행(ASBB) 연구진은 이날 국제 학술지 '신경병리학'에 실린 연구 결과를 통해 호주식 풋볼 리그(AFL) 여자부에서 뛰었던 헤더 앤더슨이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을 겪었다는 사후 진단을 내렸다.
호주식 풋볼은 축구와 럭비를 섞어놓은 듯한 격렬한 스포츠로 호주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CTE 진단 사례는 극소수이고, 프로스포츠의 여성 선수로는 앤더슨이 처음이다.
CTE는 외부 충격으로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인지 및 운동 능력이 훼손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참전 용사들이 겪는 것처럼 기억 상실,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앤더슨이 낮은 수준의 CTE를 겪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ASBB의 책임자인 마이클 버클랜드는 앤더슨의 진단과 관련해 "피질(뇌의 가장 바깥쪽 표면 부위)에서 CTE 병변이 여러개 있었다"며 "그것은 내가 봤던 수십건의 남성 사례들과 구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작년 11월 28세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유족은 앤더슨의 사인을 잘 이해하고 싶다는 바람에 그의 뇌를 ASBB에 기증했다.
앤더슨의 모친은 뇌진탕 위험 때문에 딸이 경기할 때 헬멧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앤더슨은 2017년 한차례 이상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신체 접촉이 심한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난 만큼 CTE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ASBB를 세운 '뇌진탕유산재단'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노윈스키는 "여성 운동선수에 대한 CTE 첫 진단은 여성 스포츠계에 경종이 돼야 한다"며 "머리에 미치는 반복적 충격을 방지함으로써 CTE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작년 7월 미국·호주·브라질 등 9개 대학 및 뇌진탕유산재단의 국제연구진은 학술지 논문을 통해 신체 접촉이 있는 스포츠 종목의 선수가 일반인보다 CTE에 걸릴 위험이 68배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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