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서 ‘허위사실 유포 혐의’ 이학수 정읍시장 당선무효형

지난해 6·1 지방선거 TV 토론회 등에서 상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이학수 전북 정읍시장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영호)는 5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이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다 시청 공무원으로 채용된 관계자 등 2명에게는 각각 벌금 500만원,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학수 전북 정읍시장이 5일 전주지법 정읍지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형이 확정되면 이 시장은 직을 잃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

이 시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TV·라디오 토론회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 상대였던 김민영 후보가 부동산 투기를 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김 후보가 구절초테마공원 인근 임야와 밭 16만7081㎡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피고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는 구절초테마공원 땅을 매입한 게 아니라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따라서 방송 토론회에서 한 발언은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상대 후보가 내세운 구절초테마공원의 국가공원 승격 공약과 개발 이익 사이의 관계, 토지 매입 경위, 토지의 개발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질 필요가 있었다”며 "그런데도 토지대장을 통해 취득 시기만 확인한 채 이런 의혹을 제기했고 미필적으로나마 허위였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부동산 투기 의혹은 선거인들과 경쟁 후보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데다 이 피고인이 근소한 차이로 당선돼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음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시장은 판결 직후 “시민께 염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항소심에서 진심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해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읍=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