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통기획 44곳 6만가구 공급…내년 상반기까지 총 82곳(종합)
재개발 정상화 속도…"안정적 주택공급·낙후 환경 정비·도시공간 혁신"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정상화와 낙후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삼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온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2년여만에 44개 구역, 총 6만여가구를 대상으로 확정됐다.
시는 그간 정체했던 정비사업이 신통기획을 통해 활력을 찾았다고 보고 참여 주민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5일 이런 내용의 신통기획 성과를 발표했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사업성과 공공성이 적절하게 결합한 정비계획안을 짜서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오세훈 시장의 주택·건축 분야 핵심 사업이다.
신통기획은 2021년 9월 도입 후 7월 현재까지 총 82곳에서 추진 중이다.
2021년 12월 1차 공모, 작년 12월 2차 공모를 진행해 각각 21곳, 25곳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후 올해 1월 '패스트트랙'인 자문 방식을 도입한 데 이어 5월부터 재개발 후보지를 수시 선정으로 전환해 속도를 높였다.
82곳 가운데 이달 초 기준 1차 공모지 21곳을 포함해 총 44곳, 6만2천가구에서 기획이 확정됐다. 궁동 우신빌라, 여의도 시범아파트, 방화2구역, 마천5구역 등이 있다.
나머지 38곳은 기획 중이거나 자문 단계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지난 10여년간 재개발·재건축이 침체했고 재개발 구역 지정이 거의 없다 보니 부족한 주택공급에 따라 2∼3년 전 주택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상당히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통기획을 통해 주택을 공급해야겠다는 것이 (사업을 시작할 때) 화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지별로 주민과 시, 구, 전문가 등이 '원팀'을 구성해 충분히 소통하고 균형을 맞춘 것이 신속한 계획 수립에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도시재생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효과가 미흡한 곳, 정비구역 해제지 등 그간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을 중점적으로 정비했다.
특히 용도지역 상향 등 유연한 도시계획을 적용하고 공공시설 복합화 등 토지이용을 고도화해 사업 실현의 기반을 마련했다. 재개발 1차 후보지 중 가장 난제였던 창신·숭인동 일대를 비롯해 가리봉2구역, 신림7구역 등이 대표 사례다.
시는 또 지역으로 연계되는 공공시설과 생활편의 공간 조성에 주력했다.
공덕A(마포구)와 청파2구역(용산구), 상도14구역, 하월곡동 70-1, 상계동 154-3 일대 등 차량 통행이 단절되거나 경사지고 좁아 보행이 불편한 노후 저층 주거지를 인접 사업지와 통합계획해 지역과 소통하는 열린 단지로 계획했다.
지천변과 주거단지를 연결해 활력있는 수변공간도 구현하고자 했다.
예컨대 마천5구역은 인접한 성내천 복원(2028년 예정)과 연계해 가로공원, 수변광장, 도서관 등을 조성하고 홍은동 8-400, 쌍문동 724 일대는 단지와 천변의 경계를 허물어 열린 공간과 공원 등을 넣는다.
아울러 유연한 높이 계획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변 경관과 스카이라인에 다채로운 변화를 주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획이 진행됐다.
압구정아파트는 광역 통경축을 확보하고 최고 높이를 상향해 개방감 있는 단지와 부채꼴의 한강변 특성을 반영한 '파노라마 경관'을 구현한다.
여의도 시범·한양아파트는 63빌딩부터 여의대로까지 U자형 스카이라인을 계획해 수변과 도심이 어우러지는 차별화된 경관을 만들어내고 공연장, 수상스포츠 시설 등을 넣어 시민 모두가 한강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시에 따르면 올해 5월 진행된 주민참여단 만족도 조사에서 '신통기획이 정비사업 추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83%(158명 중 131명)로 나타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일반시민 1천명 설문조사에서는 신통기획에 대해 들어본 시민이 19%로 나타나 정책 '브랜드'로서 인지도 확산에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 중 77%가 '신통기획이 정비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만족도는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신통기획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주체 간 소통과 계획의 통합으로 도시공간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다"며 "주요 기획내용이 사업 인가를 받을 때까지 준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는 연내 75곳(90%), 내년 상반기까지 82곳(100%)의 신통기획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기획 확정 후 주민 동의율 67% 조건을 충족해 정비구역 지정까지 완료한 구역은 현재 8곳에서 연내 22곳, 내년 말까지 75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명노준 신속통합기획과장은 "기획안 수립 후 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은 6개월∼1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주민 동의는 공공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최대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좋은 계획안을 만들어 합의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신통기획 대상지 중 관심이 가장 큰 압구정아파트 일대(2∼5구역)는 기획안 수립이 거의 마무리 단계이나 3구역에서 설계사를 통해 일부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 현재까지 신통기획 철회 의사를 시에 전달한 대상지는 송파 한양2차 아파트가 유일하며 철회 없이 기획안을 계속 마련하는 중이라고 시는 전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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