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시중은행 진입...대구은행, 과점 깨기 '촉매' 될까

이승연 2023. 7. 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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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첫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사례 탄생이 임박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첫 사례로 대구은행이 유력해졌다.

이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해도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기존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낮다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구은행의 대구·경북 지역 총 수신 점유율은 35.30%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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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기반 탄탄한 대구은행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첫 주자
모호한 실익과 지배구조 문제에
他 지방은행 진출 여부 두고 봐야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연내 첫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사례 탄생이 임박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전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데다가 '과점 깨기' 과제를 당면한 당국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대구은행이 은행 산업 독과점을 깰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경북 로열티 기반 '메기' 되나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첫 사례로 대구은행이 유력해졌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TF)의 가장 큰 과제였던 은행권 경쟁 촉진과 관련해 DGB금융그룹이 가장 먼저 손을 든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업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 영역 및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 짧은 기간 대비 안정적으로 경쟁 촉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김 회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최대한 빨리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구은행은 타 지방은행에 비해 지역민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앞서 BNK금융도 대구·경북 지역에 진출했다가 점포 하나만 남기고 철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다 해도 다른 지방은행에 비해 기존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낮다는 해석이다. 대구은행도 지역민 이탈을 우려한 듯 시중은행이 되더라도 본점은 현재 소재지인 대구에 그대로 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구은행의 대구·경북 지역 총 수신 점유율은 35.30%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외 지방은행의 거점 지역 점유율은 △부산은행(부산 지역) 32.8% △경남은행(경남·울산 지역) 27.85% △전북은행(전북 지역) 19.69% △광주은행(광주·전남 지역) 19.53% 등이었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칠라"

다른 지방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아직 논의되는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존 고객마저 놓칠 우려가 있을 뿐더러 '시중은행' 딱지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기존 시중은행 45%, 지방은행은 60%이던 중소기업 대출 비율도 이달부터 50%로 일원화됐다. 특히 인터넷, 모바일 뱅킹 활용도가 높아지는 시대에 지역 기반이라는 인식의 제약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지배구조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현행 은행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시중은행의 산업 자본 지분 보유 한도는 4%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9.92%)과 OK저축은행(8.00%)이 대주주인 DGB금융과 다르게 BNK금융과 JB금융은 각각 11.14%(롯데 계열사 8곳), 14.61%(삼양사)의 산업 자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돼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5곳이었다가 6곳이 된다고 해서 독과점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구은행과 4대 시중은행은 워낙 규모 차이가 커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질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자리를 잡은 것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구은행도 이같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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