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셀프 추천’하는 증권사들···신평사는 “글쎄”

권정혁 기자 2023. 7. 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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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증권사들이 하반기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면서 증권업 종목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증권업 전망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 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KB증권 등 증권사들은 증권업 업황 분석 및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다. 이들 증권사들은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일제히 매수 의견을,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증권업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비중확대 의견은 ‘향후 6개월간 업종지수 상승률이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에 제시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거래(트레이딩) 수익 감소에 따라 기대할 것이 없다”면서도 “(신규상장) 가격 제한폭 확대, 외국인 등록제 폐지 등 하반기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어 증권업종에 대해 기대해 볼 만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이 유출되는 모습을 보여 우려했으나 6월 거래대금, 회사채, 기업공개(IPO) 모두 회복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IPO의 경우 6월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에 대해 가격제한폭이 400%까지 확대됨에 따라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도 국내 주식 투자 편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오는 12월 폐지되고 신규 상장종목 가격폭이 확대되는 등 한국 증시에 투자금을 유치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국거래소는 신규 상장종목 주가가 상장 첫날 최대 400%까지 오를 수 있도록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는 시행세칙을 도입한 바 있다.

증권사들이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한 것은 최근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부진한 CJ CGV와 관련이 깊다. 미래에셋증권이 CJ CGV의 전환사채를 2305억원어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 전환사채 실권인수 물량에 대한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CGV의 주가 추이를 봤을 때 (실권인수물량) 관련해서 300억원대 평가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별 증권주 목표가. 각사 제공

하지만 신용평가업계에선 증권업 전망을 ‘장밋빛’ 보다는 ‘안갯속’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인한 차액결제거래(CFD)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 수익 구조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매매부문(브로커리지)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들어 주식거래대금이 다소 회복되었지만 금리가 과거 대비 높아진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 최근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인해 신용공여 한도에 CFD 익스포저(위험노출)가 포함되도록 규제가 강화될 예정인 점 등은 위탁매매 부문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신용위험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자본수익률 제고를 위해 PF 우발채무 등 부동산금융 투자를 확대하였으나 부동산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신용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KR)에 따르면 KR이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23개 증권사의 지난해 말 기준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35%에 달하는 22조8000억원 수준이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중·후순위 및 브릿지론(단기대출) 관련 익스포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PF사업의 주거시설 및 수도권 비중이 높고 우량 시공사 위주인 점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완 요인이지만 중·후순위 익스포저의 회수 가능성과 브릿지론 관련 건전성 부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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