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반대” 공동 선언한 전교조… ‘서명 독려 메일’ 수사 나선 경찰 [사사건건]

전교조 선언문, 1만 8735명 교육 관계자 서명
전교조 서울지부의 교사 정보 무단 활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교육부, 수사 의뢰
경찰, 개인정보보호법·공무원법 위반 수사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는 학생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 교원의 건강과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런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활동은 교사의 의무이자 권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가 학생·교직원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교조 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위한 교육 주체 공동선언 및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교조는 선언문에서 “학생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일본의 계획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사성 오염수로 바다가 오염되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방사능이 축적된 수산물을 먹어야 한다”며 “가정의 식탁과 급식에 올라오는 수산물에 축적된 방사능은 학생들의 몸에 축적되며, 이는 생명권을 심각히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헌법에 보장된 당연한 요구와 선언을 (교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로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일본의 주장처럼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일본) 국내에서 처리하면 되는데 이를 바다에 투기하겠다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비판하며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를 자국 내에 보관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면 윤석열정부가 이를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선언문에 6월20일부터 7월4일까지 모두 1만8735명의 교육 관계자가 서명했으며 이를 국회와 교육부에 전달했다.

한편 경찰은 서울 지역 교사들에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를 독려하는 단체 메일을 보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교조 서울지부를 개인정보보호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달 14일 서울시교육청 전체 교사 7만명에게 단체 메일을 보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기 위한 서명에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가 K-에듀파인 업무관리시스템에 저장된 서울 지역 교사들의 메일 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애초 활용에 동의한 적 없는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사용했다며 지난달 28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제공받아 관리 중인 개인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다.

교육부는 또 전교조가 특정 정치세력과 연계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단체 메일을 보냈다며 이는 국가공무원법상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지난 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사건을 배당받은 종로경찰서는 교육부에서 넘겨받은 관련 자료를 검토해 서명운동을 누가 어떤 의도로 조직했는지, 교사들 메일 주소를 확보하고 단체 메일을 보내는 데 위법 행위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