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장밋빛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K콘텐츠 업계는 리오프닝 이후 다양한 변화를 맞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OTT 시장에서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등장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이 제기된 것이다.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토종 OTT가 탄생할 수 있다. 다만, 장밋빛 미래를 이루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지난 4일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전제로 협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사의 합병설은 지난 2020년 제기됐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 없이 묻혔다. 지난 6월에도 합병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양사는 아직까지도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앞선 합병설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양 사가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1191억원, 121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OTT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더군다나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약 3조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트리밍 수익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견제되는 후발주자의 등장도 위기감을 조성하는 데 한 몫 했다. 그중에서도 쿠팡플레이의 성장이 눈에 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 와우 멤버십과 연계한 요금제와 스포츠라는 킬러 콘텐츠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6월 앱마켓 MAU(월 사용자 수)는 전체 68위를 기록했다. 이는 티빙(63위)과 웨이브(78위) 사이에 위치한 순위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토트넘 홋스퍼와 세비야 FC의 친선경기를 중계하며 토종 OTT MAU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는 27일과 30일에도 팀 K리그와 AT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와 AT마드리드의 쿠팡플레이 시리즈가 예정되어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성공적으로 합병됐을 때 보여 줄 수 있는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양사의 MAU를 단순히 합하면 900만 명에 이른다. 1150만 명에 이르는 넷플릭스와 규모 면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양사가 가진 뚜렷한 특징이 결합한다면 신규 이용자들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티빙은 tvN 등 CJ ENM 계열 콘텐츠와 파라마운드+ 등의 해외 콘텐츠가 특징이다. 웨이브의 강점이라면 SBS, KBS, MBC 등 지상파 3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쳐진다면 TV에서 방송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방송사에 따라 티빙과 웨이브를 오갔던 시청자들이 큰 고민 없이 하나의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구미를 당길 수 있다. 실제로 합병 소식을 접한 대중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장밋빛 미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가장 먼저 합병 비율이 관건이다. 티빙은 48.85%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 CJ ENM을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13.54%), 에스엘엘중앙(12.75%), 네이버(10.66%)가 주요 주주다. 웨이브는 SK스퀘어(40.5%), SBS·문화방송·eKBS(각각 19.8%)가 지분을 손에 쥐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 명확한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사공만 많아질 수 있다. 시너지를 위해 뭉쳤지만 이도저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두 회사가 합병했을 때 이용자 수가 극적으로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OTT이용자 중 60.7%의 이용자가 2개 이상의 OTT를 사용하는 다중 구독자였다. 그중에는 티빙과 웨이브를 동시에 구독하는 이용자도 많이 있었다. 실제로 합병했을 때 900만 명 이하의 MAU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합병 이후의 상황을 명확하게 계산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는 것 역시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파이를 넓혀갈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독창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세워 단순한 플랫폼 이상의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TV콘텐츠는 제작사와의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오리지널 콘텐츠는 독점적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는 초기 단계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그 소식만으로도 기대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OTT 시장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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