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형사 이성민이 보여주는 관록의 힘…디즈니+ '형사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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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집요함으로 조폭들 사이에서 '택견'이라 불리던 김택록은 정년을 코앞에 둔 나이가 되자 온순한 양 한 마리나 다름없다.
은퇴 후 삶을 꿈꾸는 줄만 알았던 김택록은 사실 철저한 준비 끝에 최후의 반격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김택록과 새로 부임한 여성청소년계 팀장 연주현(김신록)의 팽팽한 기싸움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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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한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 집요함으로 조폭들 사이에서 '택견'이라 불리던 김택록은 정년을 코앞에 둔 나이가 되자 온순한 양 한 마리나 다름없다.
30년 동안 몸 바쳐 일한 강력계에서 쫓겨나 여성청소년계로 전출되었는데도 아무 생각 없어 보이고, 연쇄 절도 사건과 연관이 있는 비행 청소년을 제대로 심문조차 하지 않은 채 집에 돌려보낸다.
자신을 존경하고 따르는 젊은 형사 후배에게 "뭘 그렇게 신경 쓰냐?", "대충해"라는 둥 사람 힘 빠지는 소리도 무심하게 내뱉는다.
'뒷방 늙은이' 소리를 들으면서도 현장에서 쉼 없이 뛰어다니던 열정과, 그 열정을 뒷받침해주던 체력을 마침내 다 소진한 듯하다.
시즌2로 돌아온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은 모든 것에 심드렁해 보이는 김택록의 모습으로 시작부터 시청자들을 속인다.
은퇴 후 삶을 꿈꾸는 줄만 알았던 김택록은 사실 철저한 준비 끝에 최후의 반격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몇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결의 어린 표정들이 지난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그려온 치밀한 복수의 밑그림을 짐작하게 한다.
드라마는 극초반을 작품 곳곳에 심은 복선을 비추는 데 할애하며 김택록의 반격을 전개해내는 데 서두르지 않는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김택록과 새로 부임한 여성청소년계 팀장 연주현(김신록)의 팽팽한 기싸움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든다.
여성청소년계에 김택록의 발령을 직접 요청했다는 연주현은 여러모로 의뭉스러운 인물이다.
그의 시선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늘 김택록을 쫓고 있고, 마주칠 때마다 웃는 얼굴로 자꾸만 그의 심기를 건드린다.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을 풀어낸 시즌1에서 등장인물을 모두 한 번씩 의심하게 했듯이, 이번 시즌에서도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작품 내내 긴장의 끈을 조인다.
'형사록' 시리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단연 이성민의 독보적인 연기력이다.
좀처럼 웃는 법이 없고 자주 버럭버럭하는 김택록의 겉과 달리 여린 내면을 이성민은 작은 표정과 몸짓으로 묘사해낸다. 힘을 뺀 생활 연기로 캐릭터의 '인간미'도 놓치지 않는다.
주위에서 흔히 봤을 법한 '아저씨' 연기로 친숙함을 자아내다가도, 강렬한 표정 연기로 순식간에 긴장감을 쌓아 올리고 폭발시키기까지 한다.
지난해 화제작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부녀 사이로 이성민과 호흡을 맞췄던 김신록도 쉽게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절제된 연기를 선보이는 김신록은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 윤주현 그 자체가 됐다.
7월 5일부터 순차 공개.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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