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미만 의대 정원 확대 전망에 의대 없는 전남 어쩌나

조규홍(오른쪽서 두 번째)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응급의료 긴급대책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정원 50명 미만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입학정원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광주·전남지역 의료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5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아 정리한 자료를 보면, 현재 국내 의대 40곳 중 17곳(42.5%)이 정원 50명 미만인 ‘군소의대’다. 서울아산병원과 연계한 울산의대(정원 40명), 삼성서울병원과 연계한 성균관의대(40명), 아주의대(40명), 인하의대(49명) 등이 포함된다.

김 의원실은 군소의대 중에서 5대 상급종합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삼성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과 연계한 곳이나 10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을 소유한 대학은 의대 정원을 늘려도 의사 인력을 충분히 수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군소의대만 정원을 늘릴 경우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지역은 배제된다. 광주에 있는 전남대 의대와 조선대 의대는 각각 정원 125명이고 전북의 전북대 의대는 142명, 원광대 의대는 93명이다. 전남지역은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다.

김 의원실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지방의료원 의사 결원율은 평균 14.5%이지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은 25.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도별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응급환자(심근경색·뇌졸중·중증외상) 전원율(병원 이동)은 전국 평균 4.7%, 전남은 9.7%다.

또한 군소의대 부속병원과 협력병원 26곳 중 12곳은 수도권에 있어 의대 정원이 늘어나더라도 새로운 의사인력이 수도권에 정착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산병원, 길병원, 인하대병원, 아주대병원 등은 수도권에 500병상 이상의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군소의대 정원을 늘리면 수도권 대학병원 인력만 충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앞으로 늘어날 의대정원을 군소의대에만 배정한다면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은 결국 ‘빅5병원’과 수도권 대학병원이 될 것”이라며 “국가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남권에 국립의대를 신설하고 부속병원을 함께 설립하는 등 지방의료 확충에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025학년도 입시에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3058명에서 3570명으로 19년 만에 512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