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배터리’ 성장하곤 있지만···중국 업체에 점유율은 뺏겨
지난 1~5월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52.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50% 이상 성장했다는 의미다. 시장 전체가 커지며 ‘K 배터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도 함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5일 낸 월간 전기차 배터리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전 세계 8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총 사용량은 237.6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6기가와트시에서 52.3% 성장했다. 세계 각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전기차 전환이 이뤄지면서 전기차가 늘어난 결과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시장과 함께 모두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1~5월 33기가와트시 사용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2기가와트시) 대비 56% 성장했다. 시장 전체 성장률을 웃돈다. SK온과 삼성SDI의 배터리는 각각 12.5기가와트시와 9.9기가와트시가 사용됐다. 지난해 대비 각각 9.0%, 28.8% 성장했다.
하지만 K 배터리 점유율은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13.9%로 3위다. SK온은 5위로 5.2%, 삼성SDI는 7위로 4.2%를 점유했다. 모두 합하면 23.3%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25.8%에서 2.5%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배터리사들이 성장했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회사들은 상위 10개 기업 중 6개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3개 배터리사를 제외하곤 4위를 차지한 일본의 파나소닉이 유일하다. 중국, 한국, 일본의 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중국이 압도적이다. 중국 6개 기업의 배터리 점유율은 62.7%다. 전 세계에 돌아다니는 전기차 10대 중 6대 이상이 중국 회사의 배터리를 쓰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지난해 점유율은 56.1%였다. 6.6%포인트 점유율이 상승했다. 1위 업체인 중국의 CATL은 지난해 점유율이 34.6%, 올해 점유율은 36.4%에 이른다.
SNE리서치는 중국의 배터리 사들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SNE리서치는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를 비롯하여 상하이자동차 뮬란, 광저우자동차 아이온 Y, 니오 ET5와 같은 중국 내수 시장의 주력 승용 전기차 모델들과 중국 상용차 모델에 다수 탑재되며 꾸준히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은 중국 내수 시장이 선제적으로 성장했고 비교적 진입이 가능한 유럽 시장의 성장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라며 “북미 시장이 향후 점차 커지게 되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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