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시장 양극화...‘거래 0’ 종목이 34%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7. 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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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0원 종목수 130개
ETF 대비 거래대금 10분의 1
지수·원자재에만 수요 집중
“틈새 시장 발굴 위해 노력”
사진=연합뉴스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장 ETN 종목 3개 중 1개는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ETN 시장에 상장한 376개 종목 중 거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는 종목 수는 13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상 거래대금이 0원인 종목 수가 34.5%에 달한다.

ETN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억1681만원인데, 이를 넘어서는 종목 수도 23개에 불과하다. 사실상 소수의 인기 종목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사실상 동일한 상품 구조를 가지지만 운용 주체가 다르다. 자산운용사가 주체인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들이 유동성을 공급한다.

경쟁 상품인 ETF 대비 ETN 시장 규모는 아직은 초라하다. ETF 시장의 4일 기준 평균 거래대금은 45억원으로 ETN의 10배 수준이다. ETN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 규모도 ETF의 4.6%에 불과하다.

ETN 시장에서 거래가 몰린 종목은 주로 코스닥지수 및 원자재 관련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선 아직 코스닥150지수의 일일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소위 ‘곱버스’ 상품이 없어 투자자들이 ETN 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및 미래에셋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 두 종목의 거래대금은 각각 574억원, 519억원으로 1~2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천연가스, 국제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도 거래대금이 30억원가량 발생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고충은 있다. 상품 종류는 다양한데 투자자들이 몰리는 게 일부 상품 위주라는 설명이다. 특히 코스피, 코스닥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지수형 ETN의 경우 수수료가 ETF 대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많고, 투자 결정 과정에서 보다 거래량이 많은 ETF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TN 투자 경험이 있는 한 투자자는 “ETN 거래 시 괴리율이 잘 관리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도 ETN 시장 다양화를 위해 ETF와 공평하게 심사를 하곤 있지만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틈새 시장 공략을 위한 상품 발굴과 리테일 강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수수료가 없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추종 상품을 상장했다. 지난해 말엔 국내에선 최초로 채권의 일일수익률을 3배로 추종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임상백 삼성증권 ETP운용팀장은 “해외의 다양한 상품라인업처럼 국내에서도 기초자산이 다양화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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