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신호탄 쏜 우리카드…시험대 오른 카드사들 합류할까

이선영 2023. 7. 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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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카드사 최초 2200억 원 규모 상생금융안 발표
카드업계, 상생금융안 두고 고심…지원 규모엔 부담

우리카드가 상생금융 보따리를 선제적으로 내놓은 가운데 아직 상생금융안을 마련하지 않은 타 카드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카드가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을 위해 총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보따리를 내놓은 가운데 아직 상생금융안을 마련하지 않은 타 카드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 일각에서는 연체율 상승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하는 만큼 상생금융안 마련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들어 처음 제2금융권 행사를 찾았다. 이 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은 경기 침체기에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은행·보험뿐만 아니라 카드·금투 등 다른 업권에서도 금융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상생 금융상품이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우리카드는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을 위한 총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800억 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100억 원), 연체차주 저리 대환대출·채무감면(1300억 원), 가맹점주 대상 상권분석·마케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상생금융 1호'와 연계해 소상공인의 물품을 구매하고 사회 취약층에 기부하는 사회공헌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 자립을 돕고 선순환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카드가 상생금융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카드업계가 은행권에 이어 상생금융 행보에 적극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우리카드가 상생금융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카드업계가 상생금융 행보에 적극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실제 각 카드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역량에 맞는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생금융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상생금융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카드사 각각의 역량에 맞게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상생금융을 선뜻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는 업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입장이 명확하고 상생금융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기 때문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 합산치는 58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8%(1786억 원) 감소했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6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59억 원 대비 5.2% 줄었다. 삼성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 145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1분기 순이익도 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우리카드 역시 458억 원으로 46.4% 줄었고, 하나카드도 202억 원으로 63% 급감했다.

카드사의 연체율 역시 높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국민의힘·비례대표)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등 7개 카드사의 리볼빙 연체율 평균은 2.38%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는 하나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2.96%, 2.85%로 3%에 육박했다. 신한카드(2.54%), KB국민카드(2.27%), 롯데카드(2.24%), 현대카드(2.0%) 삼성카드(1.78%) 순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상생금융안을 발표했기 때문에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하게 동참할 것 같다"면서도 "우리카드가 이번에 제시한 규모에 놀랐다. 다만 카드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시중은행의 행보를 따라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더 큰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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