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랑 부부’ 신영희 등 평균 나이 81살 원로 명창 한자리에

임석규 2023. 7. 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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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풍미한 원로 명창 5명이 닷새 동안 연달아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창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흥보가> 를 완창하는 정순임 명창은 소리와 가야금의 명인 장월중선(1925~1998)의 딸이자 명창 장판개의 조카이며, 아쟁의 정경호, 판소리와 가야금의 정경옥과 남매간이다.

구슬픈 음색의 애원성은 판소리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데, 명창 임방울의 '쑥대머리'가 애원성의 진수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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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춘향가>를 완창하는 신영희 명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시대를 풍미한 원로 명창 5명이 닷새 동안 연달아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창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일평생 소리 공력을 쌓으며 판소리의 역사를 새로 써온 ‘소리 장인’들이 펼치는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 무대.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9월15~24일)에서 만날 수 있다. 원로 명창 5명의 평균 연령이 81살에 이른다.

대중들과 친숙한 조상현(86) 명창은 25년 만에 <심청가>를, 신영희(80) 명창은 20년 만에 <춘향가>를 완창하는 무대라 더욱 눈길을 끈다. 정순임(80) 명창은 <흥보가>, 김일구(84) 명창은 <적벽가>, 김수연(76) 명창은 <수궁가>를 각각 선보인다. 130여년 전 중건된 전주 한옥마을의 동헌 풍락헌 뜰에서 진행된다. 동헌은 현재 전주시장에 해당하는 ‘전주 부윤’의 집무실이었다. 100석 규모로 객석이 제한적인데, 공연 영상을 유튜브로 제공한다.

판소리 완창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춘향가>는 5시간, 가장 짧은 <흥보가>도 3시간이 필요다. 80대 명창들이 홀로 완창하는 건 무리여서 제자들과 힘을 합쳐 마무리한다. 김일구, 조상현 명창은 후반부를 담당하며, 신영희, 정순임, 김수연 명창은 제자들과 중간에 배턴을 주고받으며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다섯 명창의 소리 인생엔 사연도 많다. ‘국창’으로 불린 만정 김소희(1917~1995)의 계보를 잇는 신영희 명창은 중후하고 걸걸한 음색의 ‘수리성’으로 판소리의 특징을 탁월하게 표현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김미화, 김한국 주연의 코미디 프로그램 ‘쓰리랑 부부’에 출연하는 등 국악의 대중화에 힘썼고, 연극 무대에도 자주 올랐다. 신 명창은 이번에 제자 한아름, 조수황과 함께한다.

<흥보가>를 완창하는 정순임 명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흥보가>를 완창하는 정순임 명창은 소리와 가야금의 명인 장월중선(1925~1998)의 딸이자 명창 장판개의 조카이며, 아쟁의 정경호, 판소리와 가야금의 정경옥과 남매간이다. 문화체육부는 이런 집안 내력을 평가해 2007년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했다. 정순임 명창은 15살에 ‘임춘앵 여성국극단’에 합류해 활동하기도 했다. 이번 완창엔 동생 정경옥 명창과 제자 조애란 명창이 함께한다.

<적벽가>를 완창하는 김일구 명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동편제 계열 <적벽가>를 30여 차례 완창한 김일구 명창은 아들이자 제자인 김도현 명창과 완창 무대를 펼친다. 부자 모두 아쟁 연주에도 능한 ‘만능 국악인’이다.

<수궁가>를 완창하는 김수연 명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박초월(1917~1983) 명창에게 소리를 배운 김수연 명창은 굵고 힘찬 소리와 가늘고 부드러운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수연 명창의 특기는 ‘애원성’. 구슬픈 음색의 애원성은 판소리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데, 명창 임방울의 ‘쑥대머리’가 애원성의 진수를 들려준다. 김수연 명창은 제자 강경아, 강태관 명창과 함께 무대에 선다.

<심청전>을 완창하는 조상현 명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 제공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은 조상현 명창의 ‘창본 춘향가’를 바탕으로 찍었다. <심청가>에도 능해 ‘조상현제 유파 심청가’가 있을 정도다. 이번엔 제자 주소연 명창과 완창한다. 조 명창은 이번 공연을 위해 하루 3시간 이상씩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전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외국 유명 밴드와 음악인을 초청한 ‘월드뮤직 축제’ 성격을 탈피해 전통 판소리 주축의 축제로 성격을 크게 개편한다. 이왕준 조직위원장(명지병원 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국민대 교수) 체제로 조직도 정비했다. 이왕준 위원장은 5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악과 판소리 중에서도 전주 소리축제를 찾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독특한 공연 위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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