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값 900원선 붕괴···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7. 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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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값 900원선이 무너지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 고수, 한국 반도체 산업 전망 개선 영향을 받았다.

5일 오후 3시 30분 기준 하나은행이 고시하는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9원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간 기준(2016년 7월 29일 이전엔 오후 3시) 800원대를 기록한 건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900.92원에서 시작한 원/엔 재정환율은 900원대를 전후해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800원대로 떨어졌다. 같은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장 대비 2.8원 오른 1298.6원에 마감했다.

일본의 ‘나홀로 통화완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펼치는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1%로 정하고, 국채 수익률을 0%대에서 관리하는 ‘돈 풀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판 사설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도 불구, 일본은행은 다른 어느 곳보다 오랜 기간 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을 정상화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시장 바닥론’이 힘을 얻으며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것도 있다. 달러당 원화값도 지난달 22일 이후 2주 만에 1200원대로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값이 800원대 후반~900원대 초반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엔화값이 단기적으로 880~890원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단기간 엔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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