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쪽샘 44호 무덤 주인은 10세 신라 공주…머리~발끝까지 금빛

이수지 기자 2023. 7. 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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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후반 신라시대 공주의 마지막 모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빛으로 화려했다.

경주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쪽샘지구 44호분 발굴 성과 대국민 발표회'는 10세 전후로 추정되는 신라 공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고분 규모, 착장형 장신구와 부장유물 조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무덤의 주인공은 키 130cm 내외, 나이 10세 전후로 추정되는 신라 왕실 여성 즉, 공주의 무덤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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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발굴 부장유물 등 총 780점 분석
키 130cm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첫 확인
금동신발은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도 나와
[서울=뉴시스] 경주 쪽샘지구 44호분 주인공 착장 장신구 일괄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3.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5세기 후반 신라시대 공주의 마지막 모습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금빛으로 화려했다.

경주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쪽샘지구 44호분 발굴 성과 대국민 발표회’는 10세 전후로 추정되는 신라 공주로 드러났다. 금동관부터 금귀걸이, 금동신발까지 착장형 장신구와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바둑돌 등 부장유물 등 총 780점을 분석 조사한 결과다.

문화재청은 고분 규모, 착장형 장신구와 부장유물 조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무덤의 주인공은 키 130cm 내외, 나이 10세 전후로 추정되는 신라 왕실 여성 즉, 공주의 무덤이라고 확인했다.

경주 쪽샘지구는 4~6세기 조성된 신라 왕족·귀족 묘역으로 이 중 2014년부터 최근 발굴조사가 마무리된 신라고분 44호분은 중형급 돌무지덧널무덤이다.

[서울=뉴시스] 경주 쪽샘지구 44호분 출토 가슴걸이 (사진=문화재청제공) 2023.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발굴된 물건들은 구성이 화려하다. 남색 유리구슬, 금구슬, 은구슬로 엮은 전체 4줄로 구성된 가슴걸이는 금령총에서 가슴걸이와 유사하나 유리·금·은구슬 수량이 더 많아 전체 길이가 길었다.

은허리띠의 경우 소형 드리개의 끝에는 금·은모(金·銀帽) 곡옥 장식, 은장도, ‘T’자형 투조판 장식, 솔모양 장식, 용문양 투조 장식 등이 매달려 있다. 기존에 확인된 은허리띠의 드리개에 비해 수량이 많고 장식도 화려했다.

주인공 발에 착장한 상태가 아닌 머리맡 부장공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은 ‘ㅗㅜ’문양이 반복적으로 투조되고 영락이 달린 전형적인 화려한 신라 금동신발 문양 패턴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경주 쪽샘지구 44호분 비단벌레장식 말다래 재현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3.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된 유물 중 화려함의 백미는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다. 말다래는 말 탄 사람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이다.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 분석·연구 결과, 비단벌레 날개 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이 확인됐다.

가로 60㎝, 세로 45㎝ 크기의 이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 만든 바탕 틀에 마직물로 된 내면과 마직물, 견직물 등 3장으로 외면에 직물을 덧댔다.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 장식과 금동 영락장식, 금동 대를 배치했다.

심엽형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개 2매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주연대 올린 후, 실로 고정했다.

영락 장식 1점에 심엽형 장식 4점을 붙혀 꽃잎모양을 만들었다. 이러한 꽃잎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돼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됐도 직물도 발견됐다. 분석결과 금동관 내부에서는 마직물 견직물 등 다양한 직물이 확인됐다.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도 보인다.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毛織物)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뚫음무늬 사이로 금직물 색상이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이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며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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