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6-② 문화예술 집합지 '후아레스 극장'

경기일보 2023. 7. 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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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레스 극장 무대와 동양풍의 내부 장식. 박태수 수필가

 

마침 오늘 공연을 준비하는 연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무대에 오르자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스타인웨이 앤드 선스(Steinway&Sons)의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하고 있고 무대에서 바라본 관중석은 출연진이 온 힘을 다해 공연하고픈 열정을 끌어낼 만한 시설과 환경을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

극장 이름은 멕시코 최초 원주민 대통령이자 1858년부터 1872년까지 멕시코를 이끌었고 존경 받은 정치인인 베니토 후아레스의 이름을 따 ‘후아레스 극장’으로 명명됐다. 1903년 개관 당시 축하 공연은 이탈리아 공연 예술회사 에토레 드록이 기획했고 나폴레옹 시니와 조르조 폴라코가 감독을 맡았다. 첫 공연 작품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아이다를 공연했고 빛바랜 당시 공연 포스터가 그날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아레스 극장은 1972년부터 애든버러와 아비뇽 페스티벌에 비견되는 종합예술축제인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을 매년 10월에 20여일간 개최한다. 장르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돈키호테의 연극제인 만큼 세르반테스의 연극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이외에도 클래식 음악, 멕시코 민속무용과 함께 오페라, 무용, 거리예술, 시각예술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술 행사도 함께 열린다.

성채처럼 아름다운 과나후아토 대학 본관 모습. 박태수 수필가

2000년 들어 많은 해외 예술가들이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갖게 돼 권위 있는 국제종합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 명칭인 세르반티노는 돈키호테를 쓴 미겔 세르반테스를 의미하는데, 콜로니얼 시대 에스파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인구 15만명 소도시에서 이런 축제가 열리는 것에서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멕시코 국민의 정서를 읽을 수 있다.

극장 투어를 마치고 가까운 곳에 있는 과나후아토주립대학으로 발길을 옮긴다. 산티아고 길에서 바라본 대학 본관 건물은 마치 중세 성채처럼 고풍스럽고 오랜 역사를 간직한 듯하다. 은광 산업을 기반으로 아름답게 성장한 도시에 설립된 과나후아토주립대학은 이 지역 청년들의 꿈과 낭만을 간직한 명문 대학으로 1732년 설립한 성 삼위일체 대학이 모체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가운데 하나다. 지금의 교명은 1945년 과나후아토주가 대학을 인수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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