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랩·신탁에 칼 빼든 금감원...“증권사 영업관행 개선하라”
함용일 “문제 발생시 CEO 최종 책임”
“이권카르텔, 금융 연관 없어야” 당부
증권사의 채권형 랩·특정금전신탁 업무실태를 점검 중인 금융감독원이 5일 증권사 수장들에게 불건전 영업 관행에 대해 강하게 질타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일부 증권사가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로 고객의 투자 손실을 보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제 점검에 나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지 이틀 만이다. 금감원은 또 최근 자본시장에 불공정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5일 함용일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등과 증권사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는 차액결제거래(CFD)매도 폭탄 여파로 주식시장이 뒤흔들렸던 지난 4월 긴급소집된 회의 이후 두달 만의 금감원과 증권사 CEO 간의 회의다.
함 부원장은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와 랩·신탁과 관련한 영업 관행의 개선은 증권업계의 오래된 숙제”라며 “좋은 관행이라면 법제적으로 뒷받침해야 하겠지만, 자본시장 질서와 투자자 보호에 반하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CFD와 관련해서 함 부원장은 리서치 보고서의 안일한 행태를 꼬집었다. 그는 “주가 급락 8개 종목 중 4개만 리서치 보고서가 있고 이 가운데 3개는 모두 매수 의견뿐이었다”며 “올바른 리서치 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이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시장 환경만 탓하고 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조사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금감원은 리서치부서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 평가, 예산 배분, 공시 방식 개선 및 독립 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국내시장의 높은 매수포지션 비중, 리서치보고서 무료 제공 등 시장환경이 리서치 관행에 영향을 미친 점이 있다”며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는 시장 참여자의 인식개선 및 증권사의 보호 노력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감원은 고객 자산 관리 관행의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함 부원장은 “금감원은 랩·신탁의 불건전 영업 관행을 점검 중인데 일부 증권사가 고객의 랩·신탁 자산을 운용하면서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해치면서까지 다른 투자자에게 손실을 보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랩·신탁과 관련한 불건전 영업 관행은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책임 영역”이라며 “감독 당국은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하는 영업 관행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함 부원장은 해당 불건전 영업 관행의 최종 책임이 최종 경영진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관리, 감사부서 등 어느 부서도 위법행위를 거르지 못했다면, 이는 전사적인 내부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내부 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 경영진과 무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이권 카르텔 문제와 관련해 금융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경고했다. 특히 외부인 사적 접촉 관련 규정 준수 등 원칙에 따라 검사·감독 업무를 엄정하게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증권업계에 이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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