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맥클라나한에 이어 '투수' 오타니마저, 물집이 앗아간 1.8마일과 올스타전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가 전반기 막판 대형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팀의 간판 선수 3명이 신체적인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5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오타니 쇼헤이는 손가락 물집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는가 하면 앤서니 렌던은 정강이 부상을 당해 IL에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라웃은 지난 4일 샌디에이고전에서 8회 닉 마르티네스의 공을 파울로 걷어내다 왼손 유구골 골절상을 입었다.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장기결장이 불가피하다. 일단 최소 4주, 최대 8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트라웃은 2021년부터 매년 큰 부상을 입어 IL에 등재되고 있다. 올시즌에도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오타니는 펫코파크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안타와 4볼넷을 허용하는 난조 속에 5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지난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오른손 중지 손톱이 깨져 우려를 샀던 오타니는 당초 계획에서 하루를 늦춰 이날 등판했지만, 투구 도중 같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투구수 86개 만에 교체됐다.
오타니는 0-0이던 4회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우측 2루타를 허용해 2점을 준 뒤 1-2로 뒤진 6회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선두 매니 마차도에 우전안타를 내준 오타니는 잰더 보가츠에게 81.1마일 스위퍼를 한가운데로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맞았고, 곧바로 크로넨워스에게 초구 92.6마일 직구가 역시 한복판으로 쏠리면서 우중간 홈런을 얻어맞았다.
결국 애런 루프로 교체돼 고개를 숙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에인절스가 5대8로 패해 오타니가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7승4패에 평균자책점은 3.32로 치솟았고, 삼진은 5개를 잡아 시즌 132개를 마크했다.
손가락 물집은 '반복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결국 올스타전 등판은 사실상 물건너 가게 됐다. 오는 12일 시애틀에서 열린 제93회 올스타전 AL 투수에 뽑힌 오타니는 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만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올스타에 뽑히고도 부상으로 등판을 포기한 투수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탬파베이 레이스 셰인 맥클라나한에 이어 오타니가 세 번째다.
오타니는 경기 후 "부상 때문에 우리는 분명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말이다. 한 번에 한 경기씩 이기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며 "오늘 물집은 이전 등판서 생긴 것과 비슷하다. 완벽하게 아물지 않았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다.
이날 오타니의 직구 구속은 최고 98.0마일, 평균 95.3마일에 그쳤다. 평균 구속은 시즌 평균 97.1마일에서 1.8마일이나 감소했다. 1회에는 92마일대가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는 6회 자기 공을 완벽하게 컨트롤하지 못했다. 이닝 직전에 괜찮냐고 물었는데 좋다고 했다. 연습피칭을 하더니 엄지를 들어보였다. 하지만 볼이 많아지면서 좀 다르게 느껴졌다. 물집이 영향을 준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스타전 피칭을 포기한 오타니는 오는 1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 후반기 첫 등판을 할 예정이다. 열흘을 쉬고 나서는 경기다.
렌던은 4회초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고 타박상을 입었다. 올시즌 두 번째 IL 등재가 확실시된다. 지난달 16일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IL에 올랐다가 지난 1일 복귀한 렌던은 4일 만에 다시 IL 신세를 지게 됐다.
이 세 선수의 올해 합계 연봉은 1억569만달러에 달한다.
2연패를 당한 에인절스는 45승43패로 AL 중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5위를 유지했지만, 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 7경기차, 와일드카드 공동2위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4게임차로 벌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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