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더웠던 게 아냐"…지난 월요일 '지구 역대 가장 뜨거운 날' 기록
지난 3일은 지구가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날로 기록됐다. 이미 미국,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이 때 이른 폭염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기상 이변을 몰고 오는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도 확실시되면서 극단적 날씨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도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일 전 세계 평균 온도가 17.01℃를 기록, 2016년 8월에 세운 종전 기록인 16.92℃를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1979년 위성 모니터링을 통한 기록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3일은 한국도 최고 기온이 35도에 이르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번 기록은 올해 지구촌을 덮친 폭염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영국 그랜섬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프레데리케 오토 선임 연구원은 "이것은 우리가 축하할 이정표가 아니라 인류와 생태계에 내려진 사형 선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미국과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지구촌 전역은 때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BBC에 따르면 지난달은 역사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미국 텍사스주, 오클라호마주, 플로리다주 등 남부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40℃를 넘어서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4950만명이 폭염 주의보 영향권에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남쪽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에서도 일부 지역 최고 기온이 45℃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며 6월 이후 100명 넘게 사망했다.
중국 북부 지역도 40℃ 안팎의 더위와 싸우고 있다. 중국 기상 당국은 5일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산둥성 일대에 35℃ 이상의 폭염이 발생하고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40℃ 넘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반면 중국 남부 지역 곳곳에선 폭우로 인한 물난리가 잇따른다.
인도와 동남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달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47℃까지 치솟으면서 한 달 동안 1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베트남에선 한낮 기온이 40℃를 넘나들자 불볕더위에 벼가 말라 죽는 것을 피해 농민들이 한밤중 모내기에 나서는 실정이다.
극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러시아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 속하는 시베리아에선 지난달 기온이 38℃에 육박했고, 남극에서는 우크라이나 베르나드스키 연구 기지에서 8.7℃가 측정돼 7월 고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 고온을 두고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엘니뇨가 맞물려 벌어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4일 엘니뇨가 현재 발달 중이며 7~9월 발생할 확률이 9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엘니뇨 가능성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의미다.
엘니뇨는 적도 근처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5개월 동안 장기 평균 대비 0.5도 이상 높게 유지될 때 선언된다. 보통 2~7년마다 발생하는데 한번 발생하면 9~12개월가량 지속된다.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는데, 실제로 엘리뇨가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2016년은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돼 있다.
또 바다에서 빨아들인 수증기로 일부 지역에 물폭탄을 퍼붓거나 일부 지역엔 가뭄을 가져오며 자연재해를 부추긴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해엔 지구 온난화가 더 진행된 만큼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내년에는 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이상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전보다 1.5℃ 이상 높아질 때 기후 재앙이 닥칠 거라고 경고해왔다. 2015년 전 세계가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로 제한하자고 정한 이유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되면 세계 여러 지역과 해양에서 고온 기록을 경신하고 극심한 더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때문에 전 세계 정부는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가 자국민의 건강, 생태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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