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도전 실패한 英 국방장관 사임하나

김태훈 2023. 7. 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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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 사무총장을 목표로 뛰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내각을 떠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 임기가 2024년 9월까지 1년 연장된 사실을 전하며 월리스 장관의 사임 가능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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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언론 "개각 때 그만둘 것이란 예상 나와"
바이든·수낵 정상회담 때 `거취` 논의 가능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 사무총장을 목표로 뛰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내각을 떠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월리스 장관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사회의 군사원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온 인물이다. 곧 미·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기서 월리스 장관의 ‘거취’도 논의할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현 나토 사무총장 임기가 2024년 9월까지 1년 연장된 사실을 전하며 월리스 장관의 사임 가능성을 거론했다. 앞서 월리스 장관과 더불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등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런데 고사 의사를 밝히거나 침묵을 지킨 프레데릭센 총리, 칼라스 총리 등과 달리 월리스 장관은 적극적으로 “나토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고 공공연히 의욕을 표명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6월 29일 영국 런던을 방문한 애니타 애넌드 캐나다 국방장관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가디언은 이제껏 영국이 3명의 나토 사무총장을 배출한 점을 상기시키며 “월리스 장관은 그 일(나토 사무총장)을 맡는 4번째 영국인이 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토 사무총장이 되는 데 결국 실패한 월리스 장관이 개각 때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고 소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여름이 끝나기 전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시점에 맞춰 월리스 장관이 내각을 떠날 수 있다는 취지다.

월리스 장관은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영국 육군에서 8년간 복무했으며 북아일랜드 근무 시절엔 영국의 적인 아일랜드공화군(IRA)과의 교전에서 공을 세웠다. 2019년 7월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에 들어가 4년간 국방부를 책임지고 있다. 그 사이 리즈 트러스 그리고 지금의 수낵까지 총리가 계속 바뀌었으나 국방장관은 그대로 월리스다. 그 자신이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국방장관으로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하는 일이 내겐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고사했다.

실제로 영국 국방부는 월리스 장관 아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 왔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무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을 자국으로 데려와 신병훈련까지 시키는 중이다.

가디언은 월리스 장관이 나토 사무총장이 되지 못한 것을 프랑스 탓으로 돌렸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 새 사무총장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배출돼야 한다”며 브렉시트를 통해 EU를 탈퇴한 영국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물론 프랑스의 반대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나토 사무총장으로 각료급 대신 전직 대통령이나 총리 같은 거물급 인사를 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월리스 장관의 ‘낙마’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수낵 총리는 나토 차기 사무총장으로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을 강력히 추천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아무튼 미국 입장에선 핵심 동맹인 영국 정부 그리고 월리스 장관한테 마음의 빚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마침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 영국을 방문해 찰스 3세 국왕 그리고 수낵 총리와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수낵 총리에게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월리스 장관이 사임하지 않고 영국 국방장관직에 계속 있으면서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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