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실패, 박동원 악몽 선명한데… KIA 꼬여도 너무 꼬인 포수 스탭, 이번에는 자신 있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해 시즌 초반인 4월 키움과 트레이드로 리그 정상급 포수 박동원(33‧LG)을 영입했다. 확실한 포수가 없어 오랜 기간 고민이 컸던 KIA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까지 반년이 남은 박동원을 위해 큰 출혈도 감수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김태진을 내줬고, 현금 10억 원에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모두 줬다. 가치를 따지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복귀를 위해 포수진 보강이 필요했던 KIA는 직진을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박동원과 다년 계약 혹은 FA 계약에 자신이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트레이드”라고 했다.
박동원은 지난해 기존 KIA 포수들보다 월등한 공‧수 기여도를 보여주며 트레이드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님을 입증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포수였고, 도루 저지와 투수 리드도 괜찮았다. 박동원의 영입은 전년도 9위 팀이었던 KIA의 가을야구 복귀에 큰 공을 세운 것은 분명했다. 모처럼 포수 걱정이 없었던 반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적어도 포수진에 관한 모든 스탭이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
KIA는 박동원과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모든 계획을 짰다. 5월에는 후속 트레이드도 진행했다. 박동원의 입단으로 비중이 작아진 김민식을 SSG와 트레이드를 통해 넘기면서 임석진과 김사윤을 얻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박동원을 잡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정작 시즌 뒤 박동원과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다. 협상 과정에서 금액을 계속 올려가며 총력전을 했으나 박동원은 LG를 선택했다. 뒤에 알려진 일이지만,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가 이 이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박동원을 못 잡을 것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KIA는 다시 키움과 트레이드를 벌여 포수 주효상을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또 잃었다. 결국 박동원이 팀을 떠나면서 트레이드는 큰 실패로 끝났고, 남은 건 박동원의 보상 선수 김대유였다. 그리고 시즌은 한승택 주효상 체제로 시작해야 했다. 신인 지명권은 사라지고, 주효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포수진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왔다.
올해 KIA는 포수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주효상이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역시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한승택은 부상으로 1군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신범수 김선우 한준수까지 2군에 있던 포수들을 올려 돌려막기를 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튀는 자원이 없다. 결국 5일 정상급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김태군은 LG‧NC‧삼성을 거치며 견실한 포수로 활약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포수까지는 아니지만, 주전으로서도 충분히 뛸 수 있는 공‧수 밸런스를 갖췄다. 당장 KIA 포수진을 이끄는 주전 선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KIA가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김태군 또한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는 것이다. 박동원만큼 몸값이 비싼 선수는 아니지만, 만약 박동원처럼 김태군도 놓친다면 놔버린 류지혁이 너무 아까울 수밖에 없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뚜껑은 시즌이 끝난 뒤 가서 열어봐야 한다.
김태군 영입과 별개로 포수 육성은 계속해서 필요한 KIA다. 김태군은 34세고, 계약을 해 KIA에 남는다고 해도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포수는 아니다. 뒤를 받칠 선수들이 계속해서 성장해 자연스럽게 바턴을 이어받는 게 이상적인 그림이다. KIA 포수진은 지금 즉시 전력감도 잃고, 육성도 안 되는 총체적 난국이다. 김태군의 영입이 그 꼬인 실타래를 조금씩 정리할 수 있는 재료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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