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소통 모드에 '찬물'된 中수출통제..각국 반격 혹은 대응

정지우 2023. 7.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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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작에 불과 제재 많아"
- 美·獨·日·네덜란드 반격 혹은 대응
갈륨과 게르마늄 주요 생산국. 그래픽=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과 서방국가들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은 광물 통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고, 미국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 제한까지 준비한다고 경고했다.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잇따른 중국 방문으로 조성된 소통과 대화 무드에 '찬물'이 끼얹어진 형국이다.

중국 "시작에 불과 제재 많아"
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웨이젠궈 전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자국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이것(광물 통제 조치)은 중국 대응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제재 수단과 종류는 아직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한이 계속 확장된다면 중국의 대응 조치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패권주의를 이용해 중국 기업을 압박하는 등 디커플링을 시도하려는 어떤 행동도 마지막에는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찍는 것’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영 매체는 이번 조치에 대해 일부 국가를 당황하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떤 국가에는 고통을 줄 수 있는 신중하게 고안된 강경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 상무부가 이번 주 갈륨과 게르마늄 공급 업체를 불러 수출 통제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요 외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다른 관영 매체는 중국 당국의 수출 통제 조치 발표로 여러 나라 기업이 수출 허가를 신청하거나 중국 업체에 접촉해 사재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연합뉴스

美·獨·日·네덜란드 반격 혹은 대응

반면 미국 정부는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제한을 준비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의 허점을 메우기 위한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면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용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중국 업체에 서비스 제공 전에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텐센트와 알리바바 같은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방안도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 AI 기업들이 지난해 10월 나온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미국이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첨단 장비 없이도 강력한 컴퓨팅 능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예컨대 중국 기업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A100을 구입할 수는 없어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우회할 경우 합법적으로 A100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수 주 내에 수출 통제 범위 확대 등을 포함하는 최종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외의 국가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한 콘퍼런스에서 “만약 이 조처가 리튬 등으로 확산할 경우 독일은 전혀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수년간 일정 정도 생산 주권을 지키는 게 에너지·경제안보를 의미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제안했다.

네덜란드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무역 정책에서 유럽연합(EU)의 권한을 감안했을 때 EU가 우선 중국의 조치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은 “국제 규정 등에 비춰 부당한 조치가 있다면 규정에 근거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차이신은 세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갈륨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독일·네덜란드, 게르마늄 생산품의 최대 수입처는 일본·프랑스·독일·미국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통제 조치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주요 외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금속 가격 상승으로 미국·캐나다·일본 등이 생산을 늘리면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게 되고, 각국의 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가속화 등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갈륨의 매장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최대 갈륨 생산 입지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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