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1000억 뭉칫돈 몰린 VIP펀드.."한국형 가치투자 통했다"

VIP자산운용이 올해 야심차게 출시한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가 출시 3개월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공모펀드 불황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로 '액티브 펀드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5일 VIP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4월3일 설정된 VIP한국형가치투자 설정액(투자원본기준)이 4일 기준 1001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한 공모펀드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면 유일한 공모 주식형펀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에는 지난 3개월간 814억원 유입됐다. 이는 올해 공모 주식형 액티브 펀드 가운데 자금유입 1위에 해당된다. 4일 기준 투자 좌수를 기준으로 한 설정액은 955억원, 순자산 규모는 1044억1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또 3개월이란 짧은 기간 기간 코스피 상승률(4.7%)을 훌쩍 뛰어넘는 8.9% 수익률을 나타냈다. 펀드 클래스별로 S클래스 8.6%, A클래스 8.5%, C클래스 8.4% 수익률을 기록했다.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는 VIP자산운용이 한국에서 가치투자로 장기투자가 가능함을 증명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공모펀드로 키우기 위해 출시한 전략 상품이다. 이 펀드는 "손실이 날 경우 운용 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파격적 조건으로 고객에 대한 책임감과 수익률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우며 시장에 등장했다.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은 장기 불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 5년간 신규 설정된 202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설정액이 1000억원 넘는 액티브 펀드도 단 5개에 불과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계 운용사인 VIP자산운용에 3개월만에 1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펀드 운용사의 간판이나 외형보다 실적과 성과에 주목하면서 단기간에 1000억원대 자금이 유입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은행 계열 판매사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는 판매사별로 KB국민은행(257억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 증권사 중에는 신영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포스증권(펀드슈퍼마켓)에서 각 100억원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온라인 펀드 비중이 28.3%, 연금펀드 비중이 24.5%로 펀드 소비자가 PB를 거치지 않고 직접 펀드를 선택해 투자하는 비중이 높았고, 노후대비를 위해 VIP한국형가치투자 펀드를 선택한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상반기 시장의 색깔이 가치투자와 딱 맞아떨어지진 않았지만 3개월간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시장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리서치에 기반한 가치투자 철학을 지키며 앞으로도 '깨지지 않는 투자'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