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1심 무죄’ 김형준 2심 시작... 공수처 “원심 부당”

옛 동료에게 금품과 향응 받은 혐의로 기소
1심 무죄에... 공수처 “직무 관련성 등 인정”
김형준 측 “한 차례 무혐의... 이중처벌 해당”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은 뒤 취재진과 질의 답변 시간을 갖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이후 첫번째로 기소한 고위공직자이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후 처음으로 기소한 사건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 항소심이 시작됐다. 공수처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원심이 법을 무리하게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구광현·최태영·정덕수) 심리로 5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공수처 측은 “뇌물수수죄 구성요건에는 직무 관련성만 있을 뿐, 청탁 행위의 실행 여부가 없음에도 원심은 김 전 부장검사가 지시한 ‘신속한 조사’가 실제로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가 지난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근무하며 박모 변호사에게 수사상 편의를 봐주고 1093만여원 상당의 뇌물 등을 받았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공수처 출범 후 첫 기소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심은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뇌물 혐의액 중 1000만원은 두 인물 간 차용금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나머지 93만여원에 대해서는 박 변호사가 제공한 향응으로 봤지만, 수사 편의가 제공됐는지 단정할 수 없어 무죄라는 판단이다.

공수처는 이날 재판에서 1심 판단에 대해 “원심은 김 전 부장이 향응을 수수할 때 파견 근무 중이어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단지 1년간 파견 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직무 관련성이 단절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반박했다. 헌법재판관 출신의 이정미 상임 고문변호사는 “이 사건은 7년 전 검찰에서 이미 무혐의 처분했는데 국가기관이 새로 생겼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이중 처벌과 같다”며 공수처의 기소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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