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역사’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내달 문 닫는다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3. 7. 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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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에 걸쳐 전남 장성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이 내달 문을 닫는다.

5일 고려시멘트에 따르면 사측과 노동조합은 최근 교섭을 통해 이달 말까지만 장성공장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장성공장 부지 개발 논의는 고려시멘트와 장성군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한 연구용역을 통해 주거·상업·관광휴양 복합형으로 한다는 기본 방향만 나온 상황이다.

장성읍 단광리와 황룡면 일대에 위치한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부지는 37만262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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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폐쇄 합의, 이달 말까지만 가동…“경영악화 탓”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서 제2의 고려시멘트 시대 예고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반세기에 걸쳐 전남 장성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이 내달 문을 닫는다. 1973년 시멘트를 생산한 지 50년만이다.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은 지역경제를 떠받들던 주춧돌로 주민들을 오랫동안 풍요롭게 해준 '고마운 제조사업장'이었다. 하지만 노후화된 장성공장은 경영 악화와 시멘트산업에 대두된 환경문제를 못 이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반세기에 걸쳐 전남 장성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 해온 고려시멘트 장성공장이 내달 문을 닫는다. 1973년 시멘트를 생산한 지 50년 만이다. ⓒ시사저널 정성환

장성 대표 제조사업장의 '퇴장'

5일 고려시멘트에 따르면 사측과 노동조합은 최근 교섭을 통해 이달 말까지만 장성공장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 따라 장성에서 사업은 종료되고, 장성공장은 이후 폐쇄 절차에 들어간다. 

남은 원자재와 활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은 영암 대불산단에 있는 2공장으로 이전한다. 현재 대불산단 10여만 평의 부지에 대규모 공장 신축이 완료됐다. 

정규직 77명과 비정규직·촉탁직·용역사원 등 전 직원 120여 명은 가동 중단 시점에 모두 퇴직한다. 퇴직 후 15명 안팎은 대불산단 2공장에 재취업할 예정이나, 나머지 100여 명의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는 퇴직 조건으로 22개월 급여분의 위로금 지급에 동의했다. 

그간 노사 양측은 고용승계와 위로금 지급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사 측은 지난달 12일 등기우편으로 장성공장 근로자 77명을 한달 후 전원 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다음날 노조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자 계획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장성공장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고려시멘트는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장성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노사는 고용승계와 위로금 지급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6월 23일 오후 파업 11일째를 맞이한 장성공장 정문 모습 ⓒ시사저널 정성환

장성군-고려시멘트, 부지 활용 고민

장성공장 폐쇄 이후에는 부지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장성공장 부지 개발 논의는 고려시멘트와 장성군이 비용을 절반씩 부담한 연구용역을 통해 주거·상업·관광휴양 복합형으로 한다는 기본 방향만 나온 상황이다.

장성읍 단광리와 황룡면 일대에 위치한 고려시멘트 장성공장 부지는 37만2624㎡에 달한다. 업계는 부지와 광업권 등 장성공장의 자산가치를 1500억원대로 평가한다. 장성공장 부지 개발 주체는 사유재산인 만큼 고려시멘트 또는 자산 인수자가 된다.

고려시멘트는 어떤 곳? 

고려시멘트는 1962년도에 서울시멘트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나 1970년도에 고려시멘트로 명칭을 변경했다. 장성공장은 만 50년 전인 1973년에 준공했다. 이후 1995년도에 부도를 맞고 법정관리를 겪다가 2000년에 회사 정리절차 종결결정을 받은 뒤 2004년에 유진그룹이 인수했다. 

2012년도에 시멘트 유통판매업계의 선두 주자인 강동그룹(회장 강대완 겸 대주주, 40% 지분)이 매입했다. 시멘트, 레미콘, 정제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고려시멘트 측은 친환경공장으로 전환이 대두된데다 사세 확장, 생산라인 현대화를 위해 장성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 측은 노후화된 장성공장에 추가로 시설투자를 하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고로 슬래그시멘트' 공장을 신축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영암 대불산단 내 10만평이 넘는 부지에 착공해 신축을 완료한 신공장은 최근 설비 가동준비에 들어갔으며 지난해에는 100억 원을 들여 출하장 신축에 착수하는 등 제2의 고려시멘트 시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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