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떨구고 집 가져가고… 강원랜드, 20년 굴린 칩 90만개 전량 교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예산 57억원을 투입해 카지노 칩을 전량 교체한다.
강원랜드는 2024년까지 57억원을 들여 칩 63만1200개를 새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칩은 카지노에서 현금 대신 사용하는 게임 머니를 말한다.
그동안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발행한 칩은 110만6000여개다. 금액별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10만원권, 100만원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훼손되거나 오염된 칩 등을 제외하고 현재 91만여개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유통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기존 91만여개의 칩을 금액별로 폐기하면서, 순차적으로 새로운 칩을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보다 칩이 약 30만개 줄어들지만 강원랜드는 카지노 운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칩을 전량 교체하는 배경으로는 위생 문제가 꼽힌다. 강원랜드는 2003년 메인카지노 개장 이후 고액권 위주로 칩을 두 차례 교체했으나, 저액권의 경우 20년간 그대로 사용해오고 있다. 연간 이용객이 3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해당 칩들은 오랜 시간 불특정 다수의 손길을 거쳐왔다. 고객들이 칩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도 많아 위생에 대한 불만이 일부 있었다는 게 강원랜드 측 설명이다.
게임을 마치고 난 뒤에도 다음번 게임을 위해 숙소로 칩을 가져가는 이들도 많았는데, 지난 3년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칩을 매개로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판단도 있었다.
강원랜드는 새로운 칩에 RFID(전자이용 근거리 정보인식 기술)와 EM(전자기장) 등 한국조폐공사가 보유한 첨단 위변조 방지 기술을 장착할 예정이다. 다만 위조 가능성이 거의 없는 1000원권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새로운 칩에 보안 기술을 적용하면 위조 칩 진위 확인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청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칩 전면 교체 이후 과거 칩을 들고오는 고객에게는 새로운 칩으로 교환하거나 돈으로 환전하라고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의 칩 교체는 2003년 메인 카지노 개장 이후 세 번째다. 2008년 100만원권 위조 칩 사건으로, 2010년에는 카지노 영업 방식 변경으로 각각 교체한 바 있다. 두 번의 칩 교체는 10만원권과 100만원권만 해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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