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민주노총 퇴근길 집회 일부 허용에 ‘즉시 항고’

경찰 “집회 시 심각한 교통 정체 우려”

지난 4일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정권 규탄 및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경찰이 민주노총의 퇴근시간대 서울 도심 집회를 허용한 법원 결정에 항고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5일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도 공공 질서와 일반 시민들의 기본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즉시 항고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집회가 개최될 경우 집회 장소 주변 일대에 심각한 교통 정체가 발생하고 퇴근하는 시민들에게 큰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서울행정법원은 민주노총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집회금지 통고 처분에 대해 제기한 집행 정치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오는 7일·11일·14일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11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다만 집회 참가인원이 500명 미만인 경우에는 인도만을, 1000명 미만인 경우에는 인도와 1개 차로만 이용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재판부는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금지 통고 근거로 삼은 서울시 교통량 조사 자료 등에 대해서 “퇴근 시간대 세종대로에서의 집회가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분석한 자료가 아니다”라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효력 정지가 교통안전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은 오는 15일까지 총파업을 진행 중인 민주노총이 신고한 평일 퇴근시간대 촛불집회에 대해 교통불편 등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법원에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 처분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과 함께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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