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철근, 설계때 빼고, 시공때 또 빼고···”

국토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콘크리트 강도도 부족···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 8월 결정
GS건설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는 총체적 부실에 따른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렸고, 이를 발견해야할 감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또 시공사인 GS건설은 그나마도 부실한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고 철근을 추가로 누락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이 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지하주차장 공사는 첫 단계인 설계부터 잘못돼 있었다.

구조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이 누락된 데다, 시공 과정에서는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사고조사위가 기둥 32곳 중 붕괴해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졌다.

여기에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시험을 한 결과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GS건설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GS건설은 이날 “입주예정자가 느낀 불안감과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른 피해와 애로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에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확인점검·특별점검 결과에 따라 지하주차장 외 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