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붕괴 아파트' 철근 32개 중 19개 빠졌는데 아무도 몰랐다
'안일한 인식' 탓에 발생한 사고…"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어"
조사에 따르면 기둥과 슬래브(지붕층)를 연결해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전단보강근은 구조설계 상 모든 기둥(32개소)에 필요했으나 설계에서 15개소가 빠졌고, 시공 단계에서도 4개소가 누락됐다. 총 32개소 중 제대로 시공된 건 13개소에 불과했다.
홍건호 사조위원장은 "구조계산서는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사이즈는 얼마이고, 철근은 몇개 필요한지 등을 담은 것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구조전문가가 작성한다"며 "설계를 총괄하는 건축사가 이걸 보고 도면을 그리는데, 구조계산서부터 잘못됐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은 기둥과 슬래브로 이뤄진 무량판 구조로, 기둥과 슬래브를 단단하게 연결하고 하중을 견디기 위해서는 전단보강근이 필요하다. 구조계산서에서 전단보강근은 기둥 번호 옆에 '브이'(V)로 표시하는데, 구조계산서에서부터 이 표기가 누락됐다는 것이다.
청문조사에서 GS건설이 낸 자료에 따르면 무량판 구간 기둥 399개소 중 전단보강근이 필요한 경우는 370개소로 파악된다. 그런데 설계에서는 255개소가 누락됐다. 여기에 더해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은 부분은 37개소에 달했다. 결국 전체 370개소 중 78%에 달하는 292개소에서 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이다.
잘못 시공된 상태에서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치에 미달했고, 지하주차장 위에 조경 작업을 위해 쌓아 둔 모래가 기준치 이상으로 하중을 가하면서 사고가 났다. 홍 사조위원장은 "콘크리트 저항력이 약했더라도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됐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었을 것으로 계산된다"고 했다.
게다가 GS건설은 골조 완료 시까지 지하주차장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고, 감리자도 확인하지 않았다. 안전관리비 중 4100만원을 근로자 출퇴근 셔틀버스 임차비용으로 엉뚱하게 사용한 일도 드러났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대기업 건설사에서 정기안전점검을 안 했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라며 "구조설계가 잘못됐다는 점을 두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일 텐데,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는 관리자들의 잘못이 크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콘크리트 강도 기준치 미달과 관련해서는 "최초 납품 시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며 "현장 양생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파악되므로 현장 양생 공시체 시험기준 마련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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