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계로 학부모 설득해봐”…충남 유치원 갑질 의혹에 교육청 “갑질 아냐”
“내부소통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것”
전교조 “경고만 주고 사건 일단락시켜”
충남지역의 한 유치원에서 관리자가 교사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동시에 기간제 교사의 점수를 낮게 평가하라고 강요했다는 의혹을 감사한 교육당국이 “내부소통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교육청 갑질신고센터는 지난 5월 논란이 불거진 관리자 A씨의 갑질 의혹에 대해 “갑질에 해당한다고 하기보다는 내부소통 부족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민주적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아갈 수 있는 사항으로 생각된다”고 5일 밝혔다.
이에 전교조 충남지부는 “A씨의 악행은 ‘내부소통 부족에 따라 발생한 것’이 아닌, 교사를 대하는 인식과 직위를 이용해 권한을 남발한 것”이라며 “(교육청은) 갑질 관리자에게 경고만 주고 사건을 사실상 일단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은 갑질 관리자를 위해 부실한 감사를 실시했다”라며 “이번 감사에 대한 계획과 과정, 결과 보고서를 밝히고 공개해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교육청을 상대로 재감사 실시를 비롯한 성과급 다면평가와 관련된 공문서 위조와 청렴도 평가 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 공립유치원 관리자의 갑질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전교조 충남지부는 지난 5월22일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A씨에 대해 직위 해제 등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전교조 충남지부는 A씨가 기간제 교원에 대한 다면평가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A씨가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원들로 하여금 다면평가 점수를 낮게 줄 것을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A씨는 교사들을 따로 불러 기간제 교사에게 점수를 낮게 주라고 지시하거나, 일부 교사들에게는 성과급 최하등급을 주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일부 교원들에게는 ‘미인계로 학부모를 설득해봐’라는 발언도 했었다”고 했다.
A씨가 교원들을 상대로 강압적이고 지속적으로 청렴도 평가 조작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나왔었다.
노조는 “충남교육청이 매년 시행하는 내부청렴도 평가과정에서 A씨가 3회에 걸쳐 교직원들을 모아놓고 일괄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도록 종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개적인 장소에서 ‘답만 얘기할게요. 그냥 체크하세요. 매우 그렇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했는데, 이는 교육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고발 대상”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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