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출금’ PD “요즘 시대에 안맞는 가성비 떨어지는 프로그램, 자부심 느끼죠” [인터뷰④]
[OSEN=김채연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관계자 외 출입금지’ 이동원 PD가 MC들에게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관계자 외 출입금지’ 이동원 PD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게재된 ‘관계자 외 출입금지’ 미공개 영상에서는 경상남도 진주에서 모여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향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디로 가는지도,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멤버들 사이에서 양세형은 제작진에게 “점심 메뉴라도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이 역시도 비밀이라고 하자 “점심 메뉴에 비밀이 어딨냐”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원 PD에 ‘출연진에게 어디까지 비밀을 유지하냐’고 묻자 “다 비밀이다. 저희가 프로그램에 되게 요즘 시대에 안맞는 가성비 떨어지는 프로그램인게, 멀리 가여. 기본 4시간은 가거든요. 요즘 토크쇼도 3시간에 1회 분량이 나와서 하루에 2회를 찍는 시대인데. 저희는 전날 밤에 다 와서 저녁을 먹고 주무신다 .그리고 아침 7시부터 찍고, 보통 휴대폰도 반납을 한다. 출입 기관을 다 찍으면 해가 진다. 저녁먹고 출발하며 집에 새벽 1~2시에 도착한다. 사실상 3일을 뺀다”고 생각보다 긴 촬영 시간을 언급했다.
이동원 PD는 “그렇게까지 고생을 하다보니까 일단 지역은 알려드려야 돼요. 다만 꼭 그 도시가 그 도시는 아닐수가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MC는 물론, 매니저들까지 지역을 듣자마자 근처 동네를 다 검색한다고. 이 PD는 “저희도 검색했을 때 안 나올 법한 곳에 오시게끔 하기 위해서 저희가 직접 차를 타고 네비를 찍어서 동선을 다 확인하고, 숙소를 잡는다. 그래서 KAI 편도 진주 역에서 모여서 사천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는 김종국 씨가 ‘자꾸 추리하지마. 점점 멀어져. 출발지가 멀어지잖아. 차로 1시간 씩 움직이잖아. 맞추지마’하더라”며 “작가님과 자꾸 통화하다가 ‘거기 맛집 있어요’ 물어본다”고 김종국의 만료에도 여전한 출연진들의 끈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시청자들과 가까운 시선에 출연진을 두고 관계자들의 진정성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이러한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간 것일까.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꾸준히 2%대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높은 화제성과 꾸준히 방송을 애청하는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이 PD는 “좋죠. 사실 엄청난 체감은 못하는게 매일 편집실에 갇혀있다보니까 체감이 안된다. 피디, 작가들이랑 주변에서 반응을 많이 해주시고, 촬영을 마친 보안시설 관계자 분들이 많은 리액션을 해주신다. 실제로 한 시골에 있는 교도소 교도관 분이 편지를 작성해서 보내주셨다. 그런 점에서 신이나서 더 재밌게 일할 수 있고, 모든 제작진이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SBS 내부 평가는 어떨까. 이 PD는 “내부 평가를 하도 많이 들어서. 교양국에서 만든 예능형 프로그램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게 있는데, 기획의도가 있고 시사교양본부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아이덴티티도 있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사장님 생각은 모르겠지만”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파일럿에서는 ‘서울남부구치소’, ‘서울남부교도소’,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했고, 정규 편성부터 ‘나로우주센터’, ‘한국조폐공사’, ‘국회의사당’, ‘KAI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방문한 ‘관계자 외 출입금지’. 앞으로 더 등장할 장소와 관전 포인트를 묻자 “이번주 KAI 편은 재밌고 유쾌하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유쾌하고 밝은 사람들이 전투기와 헬기를 만드는구나라는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청주여자교도소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여러 가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저런 사명감과 저런 생각으로 일을 하는구나에 대해 몰입해서 응원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물관의 경우 다들 우리나라 국보 보물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 그런 마음이 있는데, ‘(국보를) 저렇게 관리하고, 이게 서울의 한복판에 있었어?’라는 게 되게 신기하거든요. 그런 걸 복원해내는 사람들, 지키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런 점을 중점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또 탄광은 7월 마지막 주쯤에 나갈 것 같은데 전남 화순에 있는 곳이고 지난주에 폐광이 됐다. 1905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1호 탄광이고, 120년이 넘어서 이제 문을 닫게 됐다. 문을 닫으면서 여기 일하시는 수백명의 광부들이 끝나기 전에 우리가 좋은 추억을 만들고 앞으로 힘을 드리고 응원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예능과 교양의 사이에 있는 프로그램이 깊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구나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끝으로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 중 꼭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냐는 물음에 이동원 PD는 “나사와 남극기지, 거기는 한번 가봐야죠. 일정과 제작요건이 맞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게 조금 자심감이 붙은 게 섭외가 안되는 곳이 없을 수도 있겠더라. 예능에서는 못가는 곳이 많은데, 다큐멘터리로 나올 수 있다면, 공을 들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뿌듯함을 표현했다.
한편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외부인은 다가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1일 출입증을 받고 입장해 미지에 쌓인 금지구역의 이야기를 봉인 해제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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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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