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곳곳에 누락된 철근...‘주차장 붕괴’ 검단아파트 총체적 부실
콘크리트 강도 부족·조경토 하중 겹쳐
총체적 부실에 GS·LH “책임 통감”
감리는 설계 과정에서 빠뜨린 철근(전단보강근)을 발견하지 못했고, 시공사인 GS건설은 그나마도 부실한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고 철근을 추가로 누락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공사는 설계부터 잘못된 사실이 확인됐다. 구조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도 기둥 15개에 철근이 없어도 되는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이 누락된 것도 문제인데 시공 과정에서도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사고조사위가 기둥 32곳 중 붕괴해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없었다.
아울러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여기에 지하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설계상 토사는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저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부가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해 붕괴가 발생했다”면서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이며,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확인점검·특별점검 결과에 따라 지하주차장 외 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이날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내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공사로서 책임에 통감한다. 건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입주예정자가 느낀 불안감과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른 피해와 애로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에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은 “앞으로 설계관리를 더욱 강화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경 시공과정에서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도 깊이 반성하고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콘크리트 강도 문제와 관련 “붕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여부와 건물 전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되, 안전에 문제가 된다면 재시공 범위를 충분히 넓혀 안전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LH도 이와 관련해 “철저한 건설관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했음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발주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국토부 사고조사 결과와 현재 LH가 대한건축학회에 의뢰해 입주자 참여하에 진행 중인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포함한 사고 수습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건설관리 전반에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일선 현장 곳곳에 적용하겠다”고 했다.
한편, 인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난 4월 29일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하주차장 2개층 지붕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점검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를 꾸려 지난 5월부터 이달 1일까지 사고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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