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노역 배상 공탁 불수리 적법 여부, 판사가 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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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본 전범기업을 대신해 강제노역 피해를 배상하겠다고 낸 공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으나 불수용됐다.
광주지법 공탁관은 지난 3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신해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목적으로 낸 공탁 신청을 불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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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을 대신해 강제노역 피해를 배상하겠다고 낸 공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원에 이의를 신청했으나 불수용됐다. 이로써 공탁 불수리 결정의 적법 여부는 민사 사건 법관이 심리한다.
정부가 강제노역 피해자 동의 없이 강행한 제3자 변제안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두고 공방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은 5일 양금덕(94) 할머니 배상 판결금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한 정부의 이의 신청을 '이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해당 사건을 민사 44단독(강애란 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공탁관은 지난 3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신해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목적으로 낸 공탁 신청을 불수리했다.
강제노역 피해자인 양 할머니가 3자 변제안을 거부한 만큼, 민법상 3자의 변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법 469조는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 표시로 이를 허용하지 않는 때는 3자가 채무 변제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또 공탁관은 공탁 규칙 48조상 불수리 결정 권한을 가진다.
이에 외교부가 지난 4일 이의를 제기했고, 공탁관은 이날 이의 신청이 '이유 없다'고 봤다.
이 사건은 광주지법 민사 44단독으로 넘겨졌다. 재판장이 공탁 불수리 결정의 적법 여부를 서면으로 심리한다.
이의 신청이 최종 기각될 경우 정부가 불복해 항고할 수 있다.
이런 절차를 거쳐 공탁이 받아들여지더라도 3자 변제안의 적법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제노역 피해자 측이 공탁 무효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다.
정부는 지난 3월 2018년 대법원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노역 피해자와 유족 15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피고인 일본 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지급한다는 3자 변제 해법을 내놨다.
발표 이후 원고 15명 중 생존 피해자 1명을 포함한 11명이 이 해법을 수용했지만, 생존 피해자 2명과 사망 피해자 2명의 유족들은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양 할머니와 이춘식(102) 할아버지, 고 박해옥·정창희 유족 등 강제노역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재단에 일본 측의 사실 인정과 사과가 없는 3자 변제안을 수용할 뜻이 없다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
피해자들의 거부 의사에도 외교부가 충분한 준비 없이 배상 절차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가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정부의 무리한 공탁 신청은 비상식적이다. 당사자인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제3자 변제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한 민법에 따라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공탁은 무효이자 위법"이라며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사실 인정과 진정한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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