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냉면]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게 하는 맛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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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출판사가 함께 기획하고 돌아가며 출판하는 '아무튼, 시리즈', 7년째 50여 권의 책이 출간될 정도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충주의 한 평양식 냉면집은 냉면 한 그릇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때 한 번 올려서 만 원인데, 저희 집은 오래돼서 단골분들이 많이 오시거든요... 올해 특히 덥다는데 냉면 한 그릇 드시러 오실 때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게 오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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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출판사가 함께 기획하고 돌아가며 출판하는 ‘아무튼, 시리즈’, 7년째 50여 권의 책이 출간될 정도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아무튼, 양말’, ‘아무튼, 문구’, ‘아무튼, 여름’ 등등처럼 저자가 좋아하고 흥미 있는 뭔가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식입니다.
이번 연재도 ‘아무튼’의 힘을 빌려봅니다.
‘뭐가 어찌 됐든 간에 우리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한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깊고 넓게 다룹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로 냉면만 한 것이 없는데요.
물가 상승으로 올해 냉면 한 그릇 가격이 ‘오싹’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여름철 대표 메뉴 냉면 가격이 성수기를 앞두고 들썩이고 있는 건데요.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서울의 평양냉면 맛집은 1그릇에 1만 6천 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냉면 가격 상승 원인으로는 주재료인 메밀 가격 상승을 꼽았는데요.
올해 국산 메밀 1kg 가격은 1만 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53.8%나 상승했고,
수입 메밀은 kg 평균 4천704원으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메밀 도매가격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냉면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음식점 사장님의 마음도 이해가 가는데요.
충주의 한 평양식 냉면집은 냉면 한 그릇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때 한 번 올려서 만 원인데, 저희 집은 오래돼서 단골분들이 많이 오시거든요... 올해 특히 덥다는데 냉면 한 그릇 드시러 오실 때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게 오시라고...”
가게 안, 연세 지긋한 노신사가 혼자 냉면 그릇을 들이키는 모습을 보니 주인장의 결단이 사뭇 고맙습니다.
가게가 처음 문을 연 건 1979년. 이 골목이 충주에서 가장 번화가로 통하던 시절입니다.
40여 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이 가게는 동네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때 이 동네는 시청, 세무서 등 주요 관공서가 있어 황금 노른자땅이었고, 충주에서 최고 번화가로 쳤습니다.
충주에 와서 이 동네를 안 들르면 충주에 왔다 간 게 아니라고 할 정도였죠.
하지만 도시 개발로 모두 이전하면서, 충주에서 가장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 지역으로 평가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IMF 외환위기까지... 1990년대 후반에는 정말 문을 닫아야 하나 고심했답니다.
그렇게 쇠락의 길만 남았나 했는데, 도시재생 바람이 불어 들었습니다.
숨통이 좀 트이나 싶었는데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자영업자의 운명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말 그대로 ‘칠전팔기’.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게 하는 힘이 무어냐 물으면, 간단명료합니다.
냉면 한 그릇에 담긴 것은 부부가 평생을 바쳐 일군 자산이자, 아들에게 물려주고픈 자랑스러운 유산.
그렇게 냉면집은 마흔네 번째 여름을 맞았습니다.
[아무튼, 냉면] 두 번째 기사에서는 평양식 냉면의 맛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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