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의 꽃’ 총경, 동일 시·도청 근무 5년→3년 단축

근무 기강 확립+비위 근절 차원

경찰청 본청./뉴스1

경찰청은 지방에서 근무하는 총경들의 근무 기강 확립 차원에서 동일 시·도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을 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이 특정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다보면 비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근무 기강도 해이해질 수 있다는 경찰 지휘부 판단 때문이다.

경찰청은 최근 총경급 간부들에게 이러한 내용의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총경은 치안총감·치안정감·치안감·경무관 다음 계급으로, 일선 경찰서장과 본청·시도경찰청 과장급이다. 전체 경찰 가운데 총경 이상 계급은 다 합해 1%도 안 된다. 총경이 되면서 경찰 지휘부에 입성하는 셈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총경은 총 626명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 ‘총경급 순환배치 제도 개선’을 확정했다. 핵심은 지방에서 근무하는 총경들이 동일 시·도청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줄인다.

총경 계급 정년은 11년이다. 경무관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경우, 한 시·도청에서 5년 근무하다가 다른 시·도청으로 발령돼 남은 6년을 근무하다 정년 퇴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보니 일부 총경들이 특정 보직을 점유하면서 인사 정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동일 시·도청에서의 근무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게 되면, 총경 근무지가 최대 3차례 바뀔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각 시·도청 간 업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인사 정체에 따른 매너리즘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총경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총경은 “3년 마다 근무지를 바꾸게 되면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등 불안정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우선 6개월 유예 후 내년 상반기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곧바로 시행할 경우 내부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7월 중순 전후해 승진 예정자를 포함한 총경 전보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