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호 기소’ 1심 무죄에 “법 무리하게 축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소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공수처는 항소심에서 “원심이 법을 무리하게 축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구광현 최태영 정덕수)의 심리로 열린 오늘(5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공수처 검사는 항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공수처 검사는 “뇌물수수죄 구성요건에는 직무 관련성만 있을 뿐, 청탁 행위의 실행 여부는 없다”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김 전 부장검사가 지시한 ‘신속한 조사’가 실제로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원심은 김 전 부장이 향응을 수수할 때 파견 근무 중이어서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1년 동안 파견 간 점을 고려하면 직무 관련성이 단절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피고인과 박 변호사의 관계에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부정한 청탁이나 행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원심이 현명하게 판단했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7년 전 검찰에서 이미 무혐의 처분했는데 국가기관이 새로 생겼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법정에 세우는 것은 이중 처벌과 같다”고 기소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 시절인 2015년에서 2016년 박 모 변호사에게 수사 편의를 봐주고 1,093만 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접대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1심은 뇌물 혐의액 가운데 1천만 원은 두 사람 사이 차용금으로 보고 무죄로 판단했고, 93만 원은 박 변호사가 제공한 향응으로 인정했지만 김 전 부장검사가 수사 편의를 제공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가 처음으로 기소권을 행사한 사례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