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논란` 일으킨 학생만화공모전, 후원 기관서 문체부 빠져

경기도교육청도 심의위 열고 후원 명칭 사용 불허 통보
대상 수여자, 문체부 장관서 경기도지사로 바뀌어

지난해 전국 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풍자했던 '윤석열차' 만화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국 학생만화공모전이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없이 진행된다.

5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이달 중순 만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제24회 전국 학생만화공모전 후원단체 명단에서 문체부의 이름이 빠졌다.

문체부뿐만 아니라 경기도교육청도 최근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공모전에 후원 명칭 사용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만화영상진흥원이 해당 공모전을 열 때 문체부나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은 없었다. 하지만 후원단체 명단에서 두 기관이 빠짐에 따라 상 수여자도 변경됐다.

지난해 공모전에서 대상 수여자는 문체부 장관이었으나 올해는 경기도지사로 바뀌었다. 또 금상 수여자도 경기도교육감에서 부천시장으로 변경됐다.

올해 공모전은 만화진흥원이 주최하고 경기도·부천시·만화 관련 단체 등 7곳이 후원한다. 전액 부천시 예산 2400만원으로 진행한다.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는 지난해 열린 제23회 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윤 대통령 얼굴이 담긴 열차에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과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줄줄이 탄 모습을 묘사한 풍자만화다.

문체부는 지난해 9∼10월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이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일자, "만화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당시 "이 행사의 후원 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하다고 함께 고지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만화계에선 만화진흥원에 경고한 문체부를 비판했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야가 이 작품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학생만화공모전을 앞두고 문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며 "문체부에 따로 후원 명칭 사용 가능 여부를 묻지 않았고, 경기도교육청에는 문의했으나 불허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문체부로부터 받은 공모전 예산은 없었기 때문에 올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